명차의 자격, 그 이상의 자존심

  • Array
  • 입력 2012년 10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카레이싱’에 큰 베팅하는 이유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모터쇼에서 선보인 ‘i20 월드랠리카’. 최고출력이 300마력을 넘는 이 차는 내년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출전해 세계를 달린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모터쇼에서 선보인 ‘i20 월드랠리카’. 최고출력이 300마력을 넘는 이 차는 내년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출전해 세계를 달린다. 현대자동차 제공
모터스포츠의 역사는 곧 자동차의 역사다. 최초의 공식적인 경주대회는 1894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다. 카를 벤츠가 1886년 최초의 가솔린차를 만든 지 8년 만이었다.

자동차는 이동수단으로 개발됐지만 이는 곧 경쟁의 도구로도 활용됐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판매량이나 수익성뿐만 아니라 레이싱을 통해서도 자존심 경쟁을 벌인다. 자동차 회사의 기술력을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은 자동차 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한 통과의례로 여겨지기도 한다.

○ 현대차, 세계적인 대회에 재도전

지난달 27일 파리모터쇼의 현대자동차 발표회 현장. 스크린에 ‘월드랠리챔피언십(WRC) 복귀’라는 문구가 표시되며 소형차 ‘i20’를 기반으로 개발한 랠리카가 굉음을 내며 무대로 뛰쳐나왔다. 현대차의 WRC 복귀 배경에는 정의선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2003년 WRC에서 철수한 지 10년 만인 내년부터 경기 참가를 선언했다. 넘어야 할 장벽은 프랑스의 시트로엥. 대표 드라이버인 세바스티앵 뢰브를 앞세워 2004년부터 올해까지 9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최강팀이다.

이 팀을 상대로 현대차가 어떤 성적을 거둘지가 관심사다. 현대차는 남양연구소에 전담 부서를 두고 유럽 엔지니어들과 협력하며 레이싱카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 연구개발 총괄인 양웅철 부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섀시 강성과 동력계통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내년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페라리 ‘차 판 돈으로 레이싱’

해외 자동차 회사들은 저마다 다양한 모터스포츠에 참가하고 있다. 대회별 특성에 따라 업체들의 경쟁구도도 제각각이다. 모터스포츠 팬들은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며 자연스레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갖게 된다.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인 페라리는 전문 레이싱팀으로 혼동될 정도다. 페라리는 포뮬러원(F1)이 시작된 1950년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출전한 유일한 회사다. 매년 F1팀에 투자하는 예산은 최소 3억 달러(약 3290억 원)다. ‘차 판 돈으로 레이싱을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독일투어링카마스터스(DTM)는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대표 고급차 업체가 모두 참가한다. 2014년부터는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 업체가 자웅을 가리는 슈퍼GT와 DTM이 통합될 예정이어서 독일차와 일본차 업체가 맞붙는 모습을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BMW는 20년 만인 올해 월드투어링카챔피언십(WTCC)에 복귀해 쉐보레 등과 경쟁하고 있다.

24시간 동안 차를 타고 달리며 내구성을 겨루는 ‘르망 24시 레이스’는 아우디의 독무대다. 올해 대회에서는 디젤 하이브리드 레이싱카인 ‘R18 e-트론 콰트로’를 앞세워 1∼3위를 휩쓸었다.

미국 내스카(NASCAR·미국개조자동차경주연맹) 대회는 크라이슬러(다지)와 포드, 쉐보레 등 미국차 업체들이 맞붙는다. 도요타는 미국차를 제외하고 이 대회에 참가하는 유일한 해외 업체다.

국내에서는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과 CJ슈퍼레이스라는 양대 대회에 현대차와 기아차, 쉐보레 등이 출전한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명차의 자격#글로벌 자동차회사#카레이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