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코치 추승균 ‘소리없는 리더십’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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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8일 07시 00분


추승균 코치. 스포츠동아DB
추승균 코치. 스포츠동아DB
할 말은 하던 선수 때와는 다른 스타일
“어린 선수들 키워 3년 내 우승 하겠다”


KCC 추승균 코치(38·사진)는 원래 독서를 좋아한다. 선수시절에는 취향대로 역사소설을 즐겨 읽었다. 그러나 KCC의 베이징 전지훈련에 지도자로 처음 참가하면서 비행기에 갖고 탄 책은 소설이 아니라 리더십 관련 책이었다.

추 코치의 선수시절 애칭은 ‘소리 없이 강한 남자’였다. 그러나 사실 베테랑 추승균은 선수들에게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이었다. 최고참으로서 벤치에서 움직임도 컸다. 일부러 그렇게 했다. 고참이 축 늘어져 있으면 팀 사기와 직결될 수 있어서였다.

그러나 코치가 된 뒤 추 코치는 의도적으로 조용해졌다. 초보 코치 추승균은 이렇게 스타선수의 흔적을 스스로 벗겨가고 있었다. “코치가 된 뒤 제일 조심하는 것이 ‘나는 그랬는데…’라는 생각을 지우는 것이다.” 스타의식을 버리고,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생각에서다. 임재현, 신명호 외에는 어린 선수 일색인 KCC의 현실에서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냉정하게 말하면 지금 KCC는 선수들의 개인기와 전술이해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체력과 기본기부터 연마하고 있다. 갈증이 날 수 있겠지만 이런 선수들을 성장시키는 것도 지도자의 몫이라고 추 코치는 이해한다.

8년 동안 허재 감독 밑에서 선수로 뛰었기에 코드를 잘 알고 있는 것도 추 코치의 장점이다. “초보 코치여도 허 감독님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신다. 강하게 다그치다가도 뒤에선 선수들을 확실히 챙겨주시는 카리스마를 배우고 싶다”고 추 코치는 밝힌다.

이미 선수로 5개의 챔피언 반지를 얻은 추승균의 꿈은 6번째 우승 반지를 코치로서 갖는 것이다. “3년 안에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 선수들을 잘 키워 가다보면 2년 후에는 도전해볼 만하다.”

KCC의 올 시즌 개막전 상대는 삼성이다. 삼성 이상민 신임 코치와 KCC 추 코치의 대결은 벌써부터 농구계의 빅 카드로 주목받고 있다.

베이징|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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