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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리듬 타기 시작한 체조소녀들의 꿈 “연재언니 뛰어넘을래요”

입력 2012-09-01 03:00업데이트 2012-09-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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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라는 천송이 - 김한솔
‘엘리트 코스’ 15세 천송이, 170cm 키에 가능성도 커
‘강원도의 힘’ 14세 김한솔, 실력 쑥쑥 늘어 첫 태극마크
리듬체조에서 ‘포스트 손연재’로 평가받는 김한솔(오른쪽)과 천송이가 지난달 27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리본 연기를 함께하며 활짝 웃고 있다. 김한솔은 2년 뒤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천송이는 4년 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손연재를 뛰어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나도 모르게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긴장한 탓인지 손바닥에서는 땀이 났다. ‘포스트 손연재’로 주목받는 천송이(15·오륜중), 김한솔(14·강원체중). TV로 2012년 런던 올림픽 리듬체조 손연재(18·세종고)의 경기를 지켜본 두 소녀의 마음이 그랬다. ‘손연재 효과’로 어느 때보다 리듬체조에 관심이 높은 요즘이다. 지난달 27일 천송이와 김한솔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만났다.

○ 엘리트 코스 밟은 천송이

천송이는 엘리트 코스를 착실히 밟아 온 ‘포스트 손연재’의 선두 주자다. 세종초등학교 6학년 때 당시 초등학생으로는 유일하게 국가대표 상비군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손연재의 세종초등학교 3년 후배인 천송이는 “초등학생 시절 연재 언니와 주말에 한강을 함께 뛰며 체중 조절에 신경 쓰던 기억이 새롭다”며 “언니가 올림픽에서 아시아 최고 성적을 내면서 한국 선수도 ‘하면 된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천송이는 한국 선수로는 드물게 유럽형 신체조건을 갖췄다. 특히 최근 2년 동안 키가 170cm까지 자라 손연재(158cm)보다 크다. 연예계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수려한 외모와 스타성을 갖췄다. 단점으로 지적돼 온 무릎-발 라인만 교정하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천송이는 “키가 크면 매트를 조금 더 넓게 쓸 수 있다. 갑자기 크면서 근력과 유연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데 이를 하루빨리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인생 역전 일군 김한솔

김한솔은 리듬체조 불모지인 강원도가 배출한 진주다. 그는 대한체조협회의 무료 교육 사업을 통해 선수로 발돋움한 강원도 유일의 리듬체조 현역 선수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3년 동안 주 3회씩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집이 있는 철원에서 서울 광진구 세종초등학교를 오가며 리듬체조를 배웠다. 초등학생 시절 전국대회 꼴찌는 항상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김주영 코치를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김 코치는 김한솔의 개인코치다. 김한솔은 김 코치와 함께 키르기스스탄,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2년 동안 전지훈련을 하며 실력이 급성장했다. 그는 “처음엔 키르기스스탄 현지 코치들이 나를 가르치기를 거부할 정도로 실력이 모자랐다. 하지만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부모님과 김 코치님의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 죽기 살기로 훈련했다”고 회상했다. 김한솔은 21일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감격적인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 “연재 언니를 뛰어넘겠다”

천송이와 김한솔은 우상 손연재를 뛰어넘겠다는 꿈을 숨기지 않았다. 천송이는 “지금은 연재 언니에 비해 모든 점이 부족하지만 4년 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김한솔은 “지금은 태릉에서 언니와 함께 운동하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하지만 언니가 열여섯 살 때 광저우 아시아경기 동메달을 딴 만큼 2년 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는 1등을 목표로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이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월 1000만 원이 넘는 해외 전지훈련비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손연재는 중학교 때부터 휠라 등의 지원 속에 꾸준히 러시아 전지훈련을 해왔다. 대표팀 김지희 코치는 “천송이와 김한솔의 성장은 한국 리듬체조의 질적 발전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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