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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선심성 공약… 밥그릇 늘리기… 국고 아까운줄 모르는 정치권

입력 2012-05-16 03:00업데이트 2012-05-16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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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지자체장들 “공공부문 3만여명 정규직 전환” 민주통합당 소속 9개 시도와 92개 시군구 단체장들이 임기가 만료되는 2014년까지 지자체와 산하기관에서 근무하는 계약직 및 파견·용역직 등 비정규직 3만여 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헌법에 규정된 차별금지의 정신을 구현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국민 혈세로 대선용 선심 공약을 꺼내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15일 국회에서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주재로 첫 시도지사 민생정책협의회를 열고 당 소속 광역단체장 9명, 기초단체장 92명이 업무 특성상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기 내에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합의했다고 이용섭 정책위의장이 밝혔다. 1일 서울시가 산하 비정규직 직원 1133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례를 전국 자치단체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각 지방정부가 ‘민주당이 집권하면 저런 정부가 되겠구나’란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대선을 겨냥한 선심 공약이란 점을 숨기지 않았다.
▼ 민주, 비용도 안따져보고 대선용 선심 ▼

광역단체장이 민주당 소속인 곳은 서울 인천 광주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남 등 9곳이다. 기초단체장은 수도권 46곳(전체 66곳)을 포함해 전국 92곳이 민주당 소속이다. 이날 협의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최문순 강원지사, 이시종 충북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김완주 전북지사, 김두관 경남지사 등 6명이 참석했다. 송영길 인천시장, 강운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공공부문 비정규직은 34만 명으로, 이 가운데 5만7000여 명이 지자체 소속이다. 민주당 소속 지자체만 3만∼4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용섭 의장은 “예산은 추산해 보지 않았지만 그다지 많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예산이 아닌 의지의 문제”라고 했지만 당 관계자는 “기초단체별로 연 7억∼50억 원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역단체를 포함하면 전국적으로 연 수천억 원이 추가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지자체는 물론이고 기업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경제학)는 “민간기업이라면 자기 부담이 되겠지만 공공부문은 고스란히 혈세로 충당해야 한다”며 “당장은 좋겠지만 일자리를 못 가진 사람에게는 일종의 기회 박탈이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매달 첫째 수요일 시도지사협의회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무소속인 우근민 제주지사도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하도록 하자는 데 모두 동감했다고 박용진 대변인은 밝혔다.

민주당은 또 0∼2세 무상보육을 소득 하위 70%에서 전체로 확대하면서 발생한 추가 지방 재원부담금 전액을 국고에서 지원하도록 했다. 3월 현재 지방부담금 규모는 4900억 원이지만 7000억 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우선 예비비로 충당한 뒤 여의치 않으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용섭 의장은 “저축은행의 추가 영업정지 등 추경 편성 요건은 이미 충족됐다”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해마다 추경 편성을 하자는 것이냐”고 지적한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 국회 상임위 최대 6개 증설 추진… 72억원 더 소요 ▼

19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상임위원회를 최대 6개까지 늘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6개 상임위가 추가되면 인건비와 사무실 임대료를 뺀 위원회 운영비로만 4년 임기 동안 72억 원 정도가 더 들 것으로 보인다. 임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혈세 낭비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통신 분야의 여야 이견으로 문화, 예술, 체육 등 미래지향적인 논의를 못하고 싸우기만 했다”며 “19대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와 방송통신위로 나누는 방안을 여당에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정무위도 국무총리실과 특임장관실, 국가보훈처 등을 맡는 상임위와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를 맡는 또 다른 상임위로 분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밖에 내년에 새 정부가 출범하면 과학기술부 등의 신설을 고려해 교육과학기술위원회도 교육위와 과학위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흘러나온다.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도 쪼개자는 얘기가 있다.

▼ 통진, 민주당에 상임위원장 1곳 요구 ▼

상임위 증설은 여야가 합의로 처리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겉으로는 일단 부정적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상임위 증설을 검토해 볼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도 “민주당의 공식 제안을 아직 받지 못했다. 당내 검토를 아직 안 했지만 상임위를 6개나 늘려야 할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상임위 증설은 여야의 상임위원장 배분, 3선 의원의 과다, 차기 정부의 조직개편 등과 맞물린 복잡한 문제다. 새누리당 150석, 민주당 127석, 통합진보당 13석인 상황에서 짝수인 18개의 상임위 위원장을 배분하는 게 쉽지 않다. 여당 의석이 더 많은 상황에서 여야가 똑같이 9개씩 나눌 수도 없다. 여당 10개, 야당 8개로 나누면 야당이 만족하기 어렵다. 18대 국회에서도 야권이 7곳의 위원장을 가져갔다.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은 최근 민주당에 상임위원장 자리 1곳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원내교섭단체가 아니라서 어렵다”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급인 위원장을 맡을 3선 의원이 민주당에선 27명이나 되는 상황도 변수다.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해양수산부와 정보통신부 부활, 중소기업부 신설 등의 정부 조직 개편 정책을 내놓고 있는 것도 고려 요인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상임위가 1개 신설되면 국회 사무처 직원의 인건비를 빼고도 회의 경비, 위원장 업무추진비, 현장방문 경비 등 운영비로만 연간 3억 원 정도, 4년 임기 동안 12억 원의 운영비가 추가된다. 이 밖에 위원회당 최소 10명 안팎의 추가 인력과 위원장 사무실, 회의실, 입법조사관실 등 사무공간이 추가로 들어간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정당이 국회를 지배하는 상황에서는 어떤 시스템을 가져와도 제대로 상임위가 운영되기 어렵다. 의원에게 자율성을 더 주는 게 중요하다”며 “현실적으로는 미국처럼 상임위 내부에 여러 개의 소위원회를 두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문방위는 문화소위, 방송소위 등으로 나눠 운영하면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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