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북/제주/4·11 총선 이후]표심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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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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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이용섭 74.7% 압승… 맹주 확인

《 호남 제주는 이변은 없었다. 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나선 쟁쟁한 현역들도 민주당의 벽을 넘지 못했다. 새누리당 광주 이정현, 전주 정운천 후보는 분루를 삼켰지만 의미 있는 씨앗을 뿌린 것으로 평가된다. 》

8개 선거구 평균 투표율은 52.7%로 18대(42.5%)에 비해 10.2%포인트나 높아졌다. 그만큼 과거에 비해 선거 판이 달아올랐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야권연대로 통합진보당에 자리를 내준 서을과 무공천한 동구 등 2곳을 뺀 6곳에서 ‘텃밭’을 지켰다. 당내 경선 때부터 경합자가 없었던 이용섭 당선자(광산을)는 이 지역 최고 득표율(74.7%)을 기록해 앞으로 행보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여성후보 전략공천 케이스인 박혜자 당선자(서갑)는 탈당한 무소속 현역 의원의 추격에 힘겨운 싸움을 벌였다. 강기정(북갑), 김동철(광산갑) 당선자는 무난히 3선 고지에 올라 향후 광주시장 출마 등 정치적 입지를 넓히게 됐다. ‘호남 1석’을 목표로 사력을 다했던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서을)는 단단한 ‘민주당 바닥표’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2월 ‘전직 동장 투신사건’ 파문에 휩싸였던 박주선 당선자(동)는 특유의 뚝심으로 일단 정면 돌파에 성공했다.
▼ 전북, 11명 중 초선이 7명… 세대교체 ▼

전체 11석 가운데 민주통합당 9석, 통합진보당 1석(남원 강동원), 무소속 1석(정읍 유성엽)으로 외견상 큰 변화는 없었다. 18대는 민주당 10석, 무소속 1석이었다.

남원 순창에서 3선에 원내대표를 지낸 민주당 이강래 후보를 물리친 통합진보당 강동원 후보와 전주 완산을에서 ‘의미 있는 선전’(득표율 35.8%)을 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눈에 띈다. 정읍에서 무소속으로만 재선에 성공한 유성엽 의원의 민주당 입당 여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11명의 당선자 가운데 초선이 7명이고 40대가 6명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3선(최규성 김춘진) 2선(유성엽 이춘석)이 2명씩이다. 각각 당 대표와 대선 후보를 지낸 정세균(종로·당선) 정동영 의원(강남을·낙선)이 서울로 지역구를 옮기고 3선의 이강래 조배숙 의원(익산을)이 낙선해 지역의 정치적 위상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벌써부터 내년 지역 예산 확보와 사업 추진 등에서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의원 출신 국회의원 3명(김성주 김윤덕 강동원)이 나와 지방정치 착근이라는 의미도 있다.
▼ 전남, 순천 국회의원-시장 모두 脫민주 ▼

선거 과정에서 무소속으로 나선 현역 의원과 통합진보당 후보가 얼마나 선전할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민주통합당은 11개 선거구에서 모두 후보를 냈으나 예전처럼 싹쓸이가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었다. 나주-화순, 순천-곡성에 각각 출마한 배기운, 노관규 후보가 현역 의원인 무소속 최인기 후보, 통진당 김선동 후보와 경합 또는 열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결과는 절반의 승리였다. 나주-화순에서 배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린 장관 출신 최인기 후보를 6699표 차로 따돌렸다. 최 후보는 막판 민주당과 통진당의 후보단일화를 이룬 배 후보에게 추격을 당해 고배를 마셨다.

순천-곡성에서 전임 시장 출신 민주당 노관규 후보는 재선을 노리는 통진당 김선동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민주당은 순천에서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시장까지 내줘 체면을 구겼다. 민주당에 대한 지역 민심의 변화 조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순천에서 표심 변화는 향후 지역정치 지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을 보인다. 전남이 앞으로는 민주당의 ‘텃밭’으로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 제주, 민주 후보 3인 내리 3선 싹쓸이 ▼

민주당이 제주지역 3개 선거구를 싹쓸이했다. 제주갑 강창일(60), 제주을 김우남(57), 서귀포 김재윤 후보(47)가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17, 18대에 이어 세 후보 모두 3선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정당투표에서도 민주당이 새누리당을 앞서면서 당분간 ‘야도(野島)’로 불리게 됐다.

제주갑 선거구는 시가지권의 20∼40대 표심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새누리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제주을 선거구는 예상대로 싱겁게 막을 내렸고 서귀포 선거구는 학연, 지연 등으로 민심이 갈려 무소속과 새누리당 후보가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선거는 중앙정부의 ‘제주 홀대론’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제주 해군기지) 갈등 등이 핵심 변수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인 신공항 건설은 휴지 조각이 됐고, 제주4·3사건 해결에 대한 관심이 미미해 제주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밀어붙이기식 제주 해군기지 공사에 대한 경고이기도 했다. 3명의 당선자는 제주 해군기지에 대한 재검토를 내세우고 있지만 ‘여대야소’ 상황으로 해군기지 공사 강행을 막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김권 기자 goqud@donga.com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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