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2012 불확실성의 시대 대기업 CEO 7인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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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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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
미래가 두려울 땐 심오한 사고 - 정확한 판단 - 과감한 실천뿐

《세계적 경기불안이 계속되는 한편으로 각국에서 총선과 대선이 펼쳐지며 정치적 대변환이 예고되는 2012년. 최고경영자(CEO)들이 경영화두를 찾기 위해 책을 펼치고 있다. 불확실성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장기적인 성과를 끌어내기 위한 지혜를 석학들의 저서에서 찾기 위해서다. 동아일보 ‘책의 향기’팀이 주요 대기업 CEO들에게 신년을 맞아 읽고 있는 책들을 물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 “미국의 대공황 시기… 불황탈출 해법 분석”
◇ 잊혀진 사람/애미티 슐래스 지음·리더스북

정준양 포스코회장은 지난해 말 임원회의에서 1929∼1940년 대공황 시기 미국 경기 불황의 해법을 담은 이 책을 추천했다. 그는 “경제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한 거의 모든 실험이 대공황기에 이미 시도됐다”며 “이를 통해 포스코는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새해 화두는 ‘패러독스 경영’이다. ‘차별화’와 ‘낮은 원가’처럼 양립이 어렵다고 생각한 요소를 결합해 성과를 내는 방식을 뜻한다. 정 회장은 “글로벌 경기불황과 공급과잉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최고 품질의 제품을 최저 원가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고객소통 지름길… 디자인으로 승부“
◇ 톰 피터스 Essentials: 디자인/톰 피터스 지음·21세기북스

“디자인은 영혼이 담긴 열정의 결과이며,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핵심 요소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평소 ‘고객마인드’ ‘브랜드 차별화’ ‘디자인 싱킹(thinking)’을 강조한다. 그에게 디자인은 단순히 제품 포장을 꾸미고 매장 내부를 시각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이 아니다. 디자인은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창의적 사고이자 고객과의 소통언어라는 설명. 정 부회장은 “이 책과의 만남은 이마트와 신세계를 찾는 고객의 경험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무기를 준비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집단지성 탈권위로 급변시대 뚫어야”
◇ 어댑트/팀 하포드 지음·웅진지식하우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로 유명한 팀 하포드의 ‘어댑트’를 임직원들에게 선물했다. ‘불확실성을 무기로 활용하는 힘’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실패를 통해 적응하고, 변화를 모색하라’, ‘시행착오야말로 가장 훌륭한 스승’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세계적인 흐름이 급변하는 시기일수록 계획보다는 구성원의 임기응변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권력 분산과 탈(脫)권위, 탈집중화를 통해 한 사람이 아닌 ‘집단지성’을 활용해 위기를 극복하고 제2의 도약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 “세계시장 승리 위해 Back to Basics!!!”
◇ 과학과 기술로 본 세계사 강의/제임스 E 메클렐란 3세 지음·모티브북

재료공학 박사인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은 과학과 기술에 대한 세계사적 고찰을 담은 이 책이 미래를 준비하는 데 많은 시사점을 준다며 추천했다. 그는 “기술이 실용적인 도구의 사용을 가능케 하여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만들었으나, 기술(Know How)만을 중시하고 과학(Know Why)을 소외시하면 발전속도가 느려진다”고 지적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Back to basics(기본으로 돌아가기)’ 또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자세로 역사와 원리를 고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김상헌 NHN 대표 “기회는 잡아채고 리스크는 최소화”
◇ The Corner Office/아담 브라이언트 지음·Harper Collins

“인터넷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숙고할 시간은 매번 충분치 않다. 언제나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요구받는다. 기회는 잡아야 하고 리스크는 피하거나 최소화해야 한다. 늘 많은 사람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김상헌 NHN 대표는 변화무쌍한 인터넷 생태계를 이끄는 리더로서 뉴욕타임스 부편집장이 쓴 원서를 읽고 있다. 이 책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 이베이의 존 도나호 등 74명의 성공한 CEO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사장실로 가는 길’(가디언)이란 제목으로 국내에 번역됐고, 뉴욕타임스 주말판에 후속 이야기가 연재되고 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이종결합 서비스… 융합혁명이 대세”
◇ 컨버저노믹스/이상문, 데이비드 L 올슨 지음·위즈덤하우스

“21세기 새로운 비즈니스의 트렌드, ‘제4의 물결’ 융합혁명의 시대가 오고 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융합의 메가트렌드와 과학융합을 통한 새로운 가치창조를 다룬 ‘컨버저노믹스’를 탐독하고 있다. 통신시장은 플랫폼이나 클라우드 등이 연결된 새로운 융합상품으로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 이 사장은 “고객의 욕구가 날로 증가하면서 미디어의 융합, 서비스의 융합은 물론이고 사람과 기계가 융합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며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종결합을 통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진세 세븐일레븐&롯데슈퍼 사장 “개념부터 차별화… 생각의 틀 바꾸자”
◇ 디퍼런트/문영미 지음·살림Biz

“진정한 차별화는 기술적인 차원보다는 개념적인 차원의 혁신에서 나온다.” 기업은 ‘차별화’를 꿈꾸지만 과도한 경쟁 속에서 점점 ‘차별화’가 아니라 ‘모방’을 해간다. 소진세 세븐일레븐&롯데슈퍼 사장은 “소비자들의 사고와 가치관이 계속 변화하고 진화하듯이 기업도 역시 과감한 혁신이 뒤따르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자신이 추구하는 미묘한 차이들을 과대평가한 나머지 차별화가 아닌 동일화의 오류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진정한 차별화는 전술이 아니라 ‘생각의 틀’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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