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한’ 브래드 피트 “젊음과 지혜 중 택하라면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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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5일 1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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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톱스타 브래드 피트가 영화 ‘머니볼’ 홍보차 14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처음 한국을 찾았다.

14일 밤 전세기를 이용해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그는 15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내한 첫 공식일정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취재진과 만났다.

기자회견 전 가볍게 짧게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브래드 피트는 하나의 질문에 무려 5분 동안 답변을 하는 등 영화와 인생관을 이야기하며 웃음 대신 묵직한 목소리로 신중한 발언을 이어갔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할리우드 톱스타 브래드 피트가 영화 ‘머니볼’ 홍보차 14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처음 한국을 찾았다. 14일 밤 전세기를 이용해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그는 15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내한 첫 공식일정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취재진과 만났다. 기자회견 전 가볍게 짧게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브래드 피트는 하나의 질문에 무려 5분 동안 답변을 하는 등 영화와 인생관을 이야기하며 웃음 대신 묵직한 목소리로 신중한 발언을 이어갔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할리우드 톱스타 브래드 피트는 시종일관 진지했다.

“젊음과 지혜 가운데 택하라면 지혜를 택하겠다”고 말한 그는 “자녀가 생기니 지혜의 필요성을 더 느낀다”고 했다.

브래드 피트가 영화 ‘머니볼’ 홍보차 14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처음 한국을 찾았다. 14일 밤 전세기를 이용해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그는 15일 오전 내한 첫 공식일정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취재진과 만났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50분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브래드 피트는 하나의 질문에 무려 5분 동안 답변을 하는 등 영화와 인생관을 이야기하며 웃음 대신 묵직한 목소리로 신중한 발언을 이어갔다.

처음 한국을 찾은 소감을 묻자 “지난해 한국을 다녀간 아내(안젤리나 졸리)에게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한국 시장은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 측면에서 허브 역할을 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머니볼’은 과학적인 데이터를 적용한 선수 기용으로 메이저리그 최하위팀을 20연승 신기록의 야구단으로 끌어올린 실존 구단주 빌리 빈의 실화를 그렸다.

빌리 빈을 연기한 브래드 피트는 “극한의 상황에서 어떻게 경쟁하느냐에 공감을 느꼈다”며 “나도 빌리 빈처럼 경쟁심이 강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브래드 피트는 기자회견 내내 어떤 질문을 받든 배우의 입장보다는 영화 제작자의 관점에서 답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브래드 피트가 내한 기자회견에서 가진 일문일답.

-빌리 빈은 불안과 혁신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이다. ‘머니볼’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소설 원작 ‘머니볼’은 불공정한 과학에 대한 책이다. 흥미를 느꼈다. 예산이 4분의 1 밖에 되지 않는 야구단이 어떻게 거대 야구단과 경쟁할 수 있는가.

빌리 빈은 똑같은 규칙과 똑같은 방식으로 경쟁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발견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다.

나도 경쟁심이 강한 사람이다. 극한의 상황에서 어떻게 경쟁하느냐에 공감했다.

빌리 빈은 젊었을 때 잠재력이 강한 선수로 촉망받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실패를 성공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빌리 빈에겐 불안과 확신의 밀고 당기는 게 있다. 카리스마가 있지만 매 순간 자신이 인정받고 성공하고 싶은 내적인 갈등도 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머니볼’은 가치를 발견하고 스스로 자신감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머니볼’을 통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스스로의 생각은?

“영화 만들 때 목표는 고품질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지금 뿐 아니라 10년, 20년 후에도 메시지를 선사할 수 있느냐가 목표다.

그 외에 다른 면을 인정받는다면 추가적인 즐거움이 있을 것 같다. 내가 수상한다면 큰 즐거움이다. 수많은 친구 배우들이 있는데 그들이 수상해도 내게는 즐거움이다. (수상을 떠나)각자의 연기 영역에서 활동하는 친구 배우들이 모이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술 한 잔을 하며 우리의 삶을 나누는 축제의 자리다.”

-메이저리그 못지않게 냉정한 할리우드 시스템을 즐기기 위해 세운 나름의 이론이 있나.

“좋은 질문인데 답하기 어렵다. 스토리를 보는 것 아닐까.

이 시대를 반영하는 이야기가 무엇일까, 이 시대를 알릴 수 있는 티켓이 나에게 주어졌는데 단 시간 안에 어떤 메시지를 전할까, 누구와 이 작업을 할까 늘 고민한다.

글로벌 시대의 경쟁은 ‘너는 어떤 학교 나왔고 나는 어디 나왔다’고 따지기보다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일이 중요하다.

유명 배우를 캐스팅해서 영화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양한 배우를 발견해 캐스팅하는 게 더 매력적이다.

또 디지털 시대에 맞는 많은 재능이 개발되어야 한다. 나는 부품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여러 환경에) 어떻게 맞물려야 하나 고민한다.“

-‘머니볼’의 매력은 뭔가?

“조용한, 개인적인 승리에 매력을 느꼈다. 뉴스에 나올 만한 수상이나 우승이 아니라 개인만이 알 수 있는 승리였다.”

-주인공 빌리 빈과 닮은 점은?

“실제로 빌리 빈을 만났을 땐 매우 친근했다. 상대를 존중하고 존경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면이 비슷하다. 빌리는 칼 같은 캐릭터인데 그런 면을 캐릭터에 반영했다.”

-‘머니볼’을 찍은 전·후로 가장 좋아하는 야구팀은?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다. 미주리 지역에서 자랐는데 근교의 팀이라 이번 우승이 더 좋다. 특별히 월드시리즈 6차전은 아무리 야구를 과학적으로 분석해도 마법처럼 완성되는 게 야구라는 사실을 증명한 경기라고 생각한다.”

-상영 중인 ‘트리 오브 라이프’와 ‘머니볼’은 서로 다른 색깔의 작품이다. 선택 기준은?


“다르기 때문에 선택한 건 아니다. 누구와 작업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트리 오브 라이프’의 테렌스 맬릭 감독은 위대한 재능이 있다. ‘머니볼’의 배넷 밀러도 미국의 위대한 감독이 될 것으로 믿는다. 진지한 작품을 한 뒤에는 유머감각이 있는 영화를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50세 때 연기를 은퇴하고 영화 제작만 한다고 했다.

“배우로 활동 중단의 기한을 둔 건 아니다. 영화 제작에 흥미를 갖는 건 맞다.

현재 제작하기 복잡한, 어려운 작품을 만들고 싶다.

특별히 재능이 있다고 생각되는 배우들, 제작진에게 투자하고 싶다. 제작하고 주연한 거대한 좀비 영화 ‘월드 워 Z’에는 한국 투자사(롯데엔터테인먼트)도 참여했는데 앞으로 한국회사들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싶다.”

-미남 배우의 전형으로 인정받는데, 나이드는 것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나이듦을 좋게 생각한다. 나이와 함께 지혜가 따라오기 때문이다. 젊음과 지혜 중 택하라면 지혜다. 자녀가 생기면서 달라졌다. 아빠로, 자녀와 많은 시간을 보내기를 원한다. 나는 변화하고 있다.”

브래드 피트 주연 ‘머니볼’은 17일 개봉한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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