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 ‘얼굴없는 가수’ 지아 “남이 모르는 것, 꽤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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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3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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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가수’와 ‘가창력’으로 잘 알려진 가수 지아. 스포츠동아DB.
‘얼굴 없는 가수’와 ‘가창력’으로 잘 알려진 가수 지아. 스포츠동아DB.
‘얼굴 없는 가수’로 산다는 것은 어쩌면 투명인간을 체험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가수 지아(본명 박지혜·25)는 2007년 7월 ‘물끄러미’로 데뷔한 후 방송활동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도 신곡을 낼 때마다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라, ‘얼굴 없는 가수’의 대표로 꼽힌다.

9월30일 발표한 2집 ‘아방세’로 또 다시 ‘얼굴 없는’ 활동에 나선 지아는 “얼굴 없는 가수로 사는 재미가 너무 좋다”며 웃는다.

“절 알아보니 못하니까 자유롭게 돌아다니죠. 편안하게 PC방에서 게임하며 라면도 먹고, 편의점에서 라면을 후루룩거리며 먹고 있어도 아무도 몰라요. 얼굴이 알려진 유명가수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죠. 하하하.”

노래방에서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을 발견할 ¤, 식당에서 자신의 노래가 옆 자리의 휴대전화 벨소리로 나오는 걸 듣는 것도 남들은 느낄 수 없는 그만의 ‘희열’이다.

그는 이어 “기회가 되어 제가 누구라고 소개를 하면 ‘어? 안 못 생겼네’ ‘예쁜데 왜 방송 안나와?’ 이런 말 많이 듣는다”며 까르르 웃었다.

지아가 충분히 호감을 주는 외모임에도 얼굴 없는 가수가 된 건 순전히 ‘카메라 울렁증’ 때문이다. 여기에 연달아 겪은 교통사고도 그의 방송 활동을 가로막았다.

그는 솔로 데뷔 전인 2005년 여름, 가수 KCM의 ‘물론’에 피처링한 것을 계기로 한 음악프로그램에 찬조출연했다가 화면으로도 확연히 드러날 정도로 심하게 떨었다고 한다.

이후 데뷔를 하고서도 방송출연이 엄두가 나지 않아 “먼저 목소리로 친숙하게 다가가자”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2009년 ‘터질 것 같아’를 내고 용기를 내 방송활동을 시작했지만, 1주일 만에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를 다쳐 두달간 입원을 해야 했다.

2010년 10월에는 ‘웃음만’을 냈지만, 역시 교통사고로 이마에 유리가 박히는 부상으로 활동을 하지 못했다. 현재 그의 이마와 얼굴엔 수십여 바늘 꿰맨 자국이 남아 있다.

“원래 성격은 대담했어요. 어릴 적 수천 명이 모인 곳에서 노래해도 안 떨었는데, 카메라가 너무 무서워요. 심지어 ‘보이는 라디오’조차도 무섭고 떨려요.”

그는 슈팅 게임을 즐기고, 잔인한 공포영화를 “불 끄고 헤드셋 쓰고” 감상할 정도로 명랑·쾌활한 성격이다.

이런 그가 애절한 음색으로 “경험도 없는” 슬픈 사랑을 노래할 수 있는 것은 타고난 음색과 뛰어난 연기력이다.

“녹음할 땐 가사를 먼저 읽어요. 그러면 금세 영화 속 비련의 주인공인 된 듯한 감정에 사로잡히게 돼요.”

요즘 지아는 2집 타이틀곡 ‘내가 이렇지’로 라디오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콘서트도 하고 싶고, 음악방송에서 1위도 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다음 음반에서는 “카메라 울렁증을 극복하고, 교통사고도 당하지 않고, 왕성한 방송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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