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명찬]日은 왜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길까

동아일보 입력 2011-08-25 03:00수정 2011-08-25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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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찬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 연구위원
일본 국회의원 3명이 울릉도를 ‘시찰’하겠다며 김포공항에서 소동을 벌이다가 되돌아갔다. 그들은 일본에서 일약 유명인사가 됐다. 이를 지켜보고 정치적으로 이문이 남는 장사라는 것을 직감한 동료 의원들이 줄줄이 “나도 울릉도에 가겠다”고 나섰다. 이런 움직임으로 미뤄볼 때 머지않은 장래에 같은 상황이 반복될 소지가 농후하다.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일련의 소동으로 당초 ‘한국 대 일본의 소수 극우의원’으로 그어졌던 대립 구도가 ‘한국 대 일본’으로 조금씩 변질되는 양상을 보인다.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의외로 답은 간단하다. 최상의 방책은 ‘한국 대 일본의 소수 극우의원’ 대립 구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소동의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독도 영유권을 놓고 일본의 소수 극우의원들이 볼썽사나운 일을 일으키더라도 한국이 독도를 실효 지배하는 현실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외교 안보문제에 정통한 일본의 한 중의원과 가진 대화에서도 확인됐다. 그는 앞으로 독도를 일본이 실효 지배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희박하다고 했다. 독도를 일본이 한국의 실효 지배로부터 빼앗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전쟁인데 이는 한마디로 불가능한 선택지라는 것이다.

필자도 두 가지 이성적 이유에 근거해 일본이 전쟁을 통해 독도를 강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첫째, 일본이 한국과 전쟁을 치르면서까지 독도를 빼앗아 얻게 될 이득보다 ‘침략국가 일본’이라는 국제사회의 비난과 국격 상실로 잃게 될 손실이 수백∼수천 배 클 것이다. 내가 겪어봐서 아는 건전한 상식을 가진 대다수 일본인은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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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일본인은 자신들이 실효 지배하고 있고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센카쿠 열도를 잃게 될 가능성을 잘 알면서도 굳이 독도를 무력으로 강탈하고자 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 바다와 국경을 접하는 곳에서 영토 분쟁 중이다. 중국과는 센카쿠 열도를 둘러싸고, 러시아와는 쿠릴 열도를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다. 대다수 일본인은 센카쿠 열도와 쿠릴 열도를 독도에 비할 수 없는 중요한 자국의 섬들로 생각한다. 일본이 무력으로 독도를 강탈한다면 반면교사가 돼 중국에 센카쿠 열도를 강탈당하고 쿠릴 열도는 영원히 러시아 영토로 고착될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일본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할까. 위에서 언급한 그 의원은 이렇게 대답했다. 일본이 한국에 독도를 양보하면 일본은 영토를 지키려는 의지가 약하다고 오인한 중국이 센카쿠 열도를 강탈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나는 이렇게 반론했다. 센카쿠 열도가 일본 영토라고 중국에 주장할 때 가장 강력한 논리적 무기는 일본이 그 땅을 ‘실효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에 센카쿠 열도가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는 데서 실효 지배가 강력한 무기가 되려면 독도를 실효 지배하고 있는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깨끗이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 의원은 쿠릴 열도가 현재 러시아의 ‘실효 지배’ 아래 있어 어려움이 있다는 언급을 더하면서 대체로 나의 주장에 동의했다.

이러한 사안의 본질을 이해하게 된다면 최근 일련의 혼란스러움 속에 혹시 일본이 무력으로라도 독도를 강탈하지 않을까 가슴 졸이고 분노하며 심신을 상하게 하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이명찬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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