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해트트릭…전북 두번 웃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8월 22일 07시 00분


간판 스트라이커 골가뭄 화끈한 해갈
2위 포항 3-1 꺾고 단독선두 굳히기

전북 최강희 감독은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경기 시작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최상의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최 감독은 “오늘 이동국이 골을 넣고 팀이 이기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동국은 이날 경기 전까지 정규리그에서 8경기 연속 무득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감독은 이동국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그는 “완벽한 공격수는 인터넷 게임 상에만 존재한다. 동국이가 골을 넣지 못하고 있지만 경기장에서나 훈련장에서 플레이는 매우 좋다”며 제자에게 힘을 실어줬다.

최 감독의 시나리오는 경기장에서 그대로 연출됐다.

이동국은 혼자 3골을 넣으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 통산 4번째 해트트릭으로 자신이 프로에 데뷔했던 팀 포항에 비수를 꽂았다. 이동국의 활약 덕분에 전북(14승5무3패 승점47)은 2위 포항(11승7무4패 승점40)을 승점 7차로 따돌리며 독주체제를 이어나갔다. 포항은 3위 서울(11승6무5패 승점39)에 승점 1차로 쫓기게 됐다.

전반에 2번의 좋은 득점 찬스를 놓친 가운데 후반 19분 득점 찬스가 왔다. 페널티킥을 얻어 오른발로 강하게 차 9경기 만에 득점포 가동에 성공했다. 페널티킥 성공으로 부담감을 던 이동국은 후반 33분 행운의 2번째 골을 넣었다.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 외곽에서 오른발 아웃 프런트로 볼을 감아 찼다. 동료를 보고 크로스한 볼이었다. 포항 중앙수비수 김형일은 이 볼을 걷어내려다 실패했고, 전진했던 골키퍼는 볼이 골대 안으로 흘러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3번째 골은 제대로 넣었다. 추가시간 미드필드 중앙에서 서정진이 침투 패스한 볼을 문전으로 쇄도하면서 왼발로 꺾어 차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최 감독은 “이동국이 골 뿐 아니라 동료들의 찬스를 많이 만들어주는 등 90분 동안 많이 뛰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이동국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중요한 경기였는데 이겨서 기쁘다. 그 동안 골을 넣는 연습을 많이 했는데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골이 들어가려고 하니 2번째 골처럼 운도 따라주는 것 같다. 많은 골을 넣어 기쁘고, 상대가 어떤 팀이든 모든 골이 나에게는 소중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동국은 전북과의 재계약과 관련해 “지난달부터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는데 아직 정해진 게 없다. 적은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꺼렸다. 이동국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전북과 계약이 종료된다. 한편 이날 광양전용구장에서는 전남 드래곤즈와 부산 아이파크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전주 | 최용석 기자 (트위터@gtyong11)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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