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우리’의 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8월 22일 07시 00분


벤치·선수·프런트 똘똘 뭉쳐 파죽 6연승
용병 데얀·몰리나도 갈등 털고 환상호흡

FC서울이 완전히 달라졌다. 서울은 20일 제주 원정에서 3-0 대승을 거둬 선두 경쟁에 불씨를 지폈다. 파죽의 6연승 행진. 올 시즌 K리그 최다 연승 기록이다. 단독 3위.

원동력은 분명했다. 내가 아닌 ‘모두’를 찾은 결과다. 벤치-선수-프런트가 하나로 묶였다.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골이 터지면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모두 함께 뛰어나가 한 덩어리가 된다. 터치라인 밖 골 세리머니가 워낙 격하다보니 서울 최용수 감독대행의 비싼 양복에는 가끔 구멍이 나는 경우도 생긴다.

작전 지시를 하는 최 감독대행의 목소리가 관중 함성에 묻혀 잘 들리지 않을 때는 벤치에 있던 주무, 통역, 서브 멤버들까지 합세해 고함을 질러 필드에 있던 선수들이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볼 정도다.

시즌 초반 부진이 이어질 때, 주범으로 손꼽힌 용병 조합도 완벽하게 이뤘다. 한 때 삐걱거렸던 데얀과 몰리나 콤비는 이제 찰떡궁합이 됐다. 볼을 잡으면 서로를 먼저 바라본다. 누가 더 좋은 위치에 있는지를 살피다보니 오히려 찬스를 날린 경우도 잦다.

제주 원정도 그랬다. 환상의 호흡이었다. 전반 41분 상대 볼을 가로챈 하대성이 연결한 패스를 잡은 몰리나는 지체 없이 볼을 데얀에게 찔러줘 결승골을 터뜨리도록 했다. 13일 전남전 버저비터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배려해준 데얀의 배려에 대한 화답이었다.

코칭스태프의 적절한 자극도 효과를 봤다. 최 감독대행은 부임 이후 “우린 지금껏 받았던 수모를 되갚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자부심, 스스로 최고로 여겨온 선수들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말이었다. 최근 서울이 꺾은 팀들 대부분이 시즌 전반기에 아픔을 먼저 준 상대였다. 복수 혈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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