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주이야기]‘셰이퍼 힐사이드 셀렉트 카베르네 소비뇽’

동아일보 입력 2011-07-22 03:00수정 2011-07-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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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강한 숙성의 여운
“경이롭다.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이 다다를 수 있는 최상의 맛이다.”

로버트 파커가 레드와인 ‘셰이퍼 힐사이드 셀렉트 카베르네 소비뇽(사진)’에 대해 평가한 말이다. 그는 이 와인에 대해 두 번이나 100점 만점을 줬다. 파커가 100점을 주는 와인은 매년 10개 안팎이다. 미국 내파밸리의 ‘스태그스 리프 디스트릭트’에 있는 셰이퍼가(家)의 와이너리는 경사진 데다 일조량이 풍부하고 배수가 잘돼 품질이 뛰어난 포도를 생산한다.

제초제 살충제 농약 등은 일절 사용하지 않으며 귀리 클로버 등으로 만든 자연퇴비를 사용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포도밭은 더 비옥해지고 와인의 개성도 강해진다. 셰이퍼 집안의 와인양조 철학은 ‘포도 스스로 자신의 스타일을 드러나게 하라’다. 창업주인 존 셰이퍼는 아들 더그 셰이퍼와 함께 와인을 만들고 있다. 양조학을 전공한 더그는 처음 몇 년 동안은 학교에서 배운 방식대로 와인을 만들었다. 와인맛은 안정적이었지만 너무 평범했다. 이에 그는 1986년 교과서를 모두 던져버렸고 포도가 자란 땅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스태그스 리프 디스트릭트에서 나는 와인은 ‘벨벳 장갑을 낀 강철 주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부드러우면서도 숙성잠재력이 강하다는 의미다. 카베르네 소비뇽 100%로 만든 ‘셰이퍼 힐사이드 셀렉트 카베르네 소비뇽’은 이 지역의 대표 와인이다. 풍부하고 집약적인 과일의 풍미와 함께 섬세하고 빼어난 타닌을 갖고 있다. 초콜릿과 블루베리향이 난다. 열렬한 애호가가 많아 ‘컬트 와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국내에도 이 와인을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2008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메인 와인으로 선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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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퍼 힐사이드 셀렉트 카베르네 소비뇽’을 만들 때 사용하는 포도알은 블루베리보다도 작다. 검고 강렬한 맛을 내, 와인으로 만들면 집약된 맛을 내면서도 풍부한 과일의 풍미가 난다. 수확한 포도는 통 아래에 있는 포도가 뭉개지지 않도록 아주 작은 통에 담아 운반한다.

숙성 기간은 4년이나 된다. 오크통에서 3년 숙성시킨 후 병에 넣어 다시 1년을 더 숙성시킨다. 프랑스 미국의 최고급 와인 숙성기간이 18∼24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긴 것이다. 현재 유통되는 빈티지가 2006년인 것도 이 때문이다. 오크통도 와인메이커가 직접 냄새를 맡아보고 고른다. 한 해 약 2000상자(상자당 12병)가 나오는데 출시되자마자 애호가들의 손에 들어가 버린다. 미국 내에서는 대부분 메일링 리스트를 통해 소비자에게 곧바로 판매한다. 국내에는 한 해 180병 정도만 수입된다. 가격은 65만 원.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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