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기자의 That's IT]네이버의 ‘해명’이 유쾌하지 않은 이유

동아일보 입력 2011-07-13 03:00수정 2011-07-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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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공식 블로그 ‘네이버 다이어리’가 뜨겁습니다. ‘NAVER가 말씀드립니다’라는 이 회사의 해명 코너가 그 중심입니다. 최근 ‘베비로즈’라는 파워 블로거가 논란이 되자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네이버가 책임을 지라’는 지적에 대한 회사의 해명에는 180건 이상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네이버가 검색 결과를 조작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김상헌 NHN 대표가 직접 해명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김 대표가 회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글을 쓴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 대표가 직접 대응한 사건은 인터넷 매체 ‘오마이뉴스’ 기사였습니다. 정보기술(IT) 평론가 김인성 씨가 “네이버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검색 결과를 조작하며 원본 콘텐츠보다는 이를 베낀 네이버 블로그를 먼저 보여준다”는 주장을 폈기 때문입니다.

‘베비로즈 공동구매’ 사건은 네이버의 파워 블로거가 문제 있는 제품을 홍보하며 한 건에 2억 원의 수입을 올린 데 대해 네이버도 책임을 지라는 지적에 대한 해명이었습니다. 네이버는 “블로그는 블로거의 것이라, 네이버에는 책임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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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논쟁에 대한 네이버의 답변은 진솔했습니다. 검색은 가치중립적으로 만들어가고 있고, 원본 콘텐츠를 우선 노출하도록 서비스를 개선하겠으며, 블로그 관련 논란도 주의 깊게 지켜보겠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그 진솔함이 거북합니다. 따로 볼 땐 말이 되는 것 같지만 한 틀에서 보면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는 국내 인터넷 검색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사실상 독점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이런 독점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비난받을 일도 아닙니다. 모든 기업 활동의 목표는 안정적 이윤을 보장하는 독점 상태에 이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운영체제(OS)로 OS 시장의 90% 이상을 독점하는 건 어느 나라 정부도 문제 삼지 않습니다. 하지만 윈도 OS에 ‘메신저’나 ‘웹브라우저’ 등을 슬쩍 끼워 파는 건 각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주요 단속 대상이 됩니다.

네이버의 논란도 제게는 이렇게 보입니다. 네이버의 검색 결과가 “조작됐다”는 비판을 받는 건 네이버가 자신들의 블로그나 카페의 내용을 더 중요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외부 콘텐츠를 무단 전재하는 ‘지적(知的) 도둑질’이 벌어져도 네이버 검색은 이를 ‘네이버 콘텐츠’라며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검색에서의 독점적 영향력을 블로그나 카페라는 별개의 서비스에 부당하게 행사하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블로그 문제도 ‘네이버 책임’이란 주장이 나옵니다.

생각해 보면 구글도 검색 서비스를 하고, ‘블로거’라는 블로그 서비스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구글을 향해 “검색 결과를 조작하지 말라”거나 “구글의 블로거에 대해 책임지라”는 요구를 하지 않습니다. 구글은 검색 영향력을 자신의 다른 서비스 확대에 이용하지 않으니까요. 따로따로 들으면 말이 되는 것 같은 네이버의 해명이 독점적 지위의 부당한 행사라는 측면에서 보면 영 듣기 거북해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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