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연임”… 192개국 대표들 기립박수로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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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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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감당할 수 없는 도전이란 없습니다. 함께라면 불가능한 것은 없습니다.”

임기 5년의 유엔 사무총장직 연임이 확정된 순간 반기문 사무총장(사진)은 단호한 어조로 21세기의 도전들에 함께 맞서 가자고 지구촌에 호소했다.

반 총장의 재임안은 21일 오후 3시(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조지프 데이스 유엔 총회 의장이 반 총장의 재임 승인을 위한 총회 시작을 알린 뒤 넬슨 메소네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은 “15개 안보리 이사국이 모두 찬성했다. 결의안을 총회에 제출한다”고 연임 추천 결의안을 발표했다. 결의안은 이례적으로 15개 안보리 이사국과 5개 지역그룹 의장 등 20명이 공동 서명했다. 안보리 이사국과 지역그룹 의장들이 모두 서명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이어 데이스 총회 의장이 “반대하는 회원국이 없으면 박수로 통과시키겠다”고 선언하자 총회장을 메운 192개 회원국 대표들이 일제히 박수를 보내며 찬성의 뜻을 밝혔다. 총회 시작 15분 만에 재임안이 승인되는 순간이었다. 반대도 없었고 경쟁자도 없었다. 북한 유엔대표부 신선호 대사도 다른 회원국 대표들과 함께 박수를 치는 모습이 보였다.

데이스 의장은 “192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반기문 사무총장의 재임안이 통과됐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어 데이스 의장의 소개를 받은 반 총장이 총회장으로 들어서자 회원국 대표들은 물론이고 방청석에 앉아 있던 출입 기자들과 유엔 사무국 직원들까지 일제히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반 총장은 통로 쪽에 앉은 국가 대표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환한 미소로 자신을 지지해 준 대표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뒤 데이스 총회 의장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 재임안 15분만에 만장일치로 승인… 반총장 5개국 언어로 “감사합니다” ▼

이후 1시간 동안 회원국 대표들의 찬사와 축하가 이어졌다. 아프리카, 아시아, 동유럽, 서유럽 및 기타, 중남미 등 5개 지역그룹 대표들이 연단에 올라와 반 총장이 4년 반 동안 이룬 성과에 찬사를 보내며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아프리카를 대표한 세네갈 대사는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 기후변화 등 그가 첫 임기 동안 이룬 업적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를 대표한 쿠웨이트 대사는 “국제사회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다시 유엔 사무총장직을 맡아준 반 총장에게 감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유럽 대표 몰도바 대사, 중남미 지역 대표 볼리비아 대사, 서유럽 및 기타 지역 대표로 이스라엘 대사 등이 차례로 나와 축하했다.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반 총장을 ‘평화와 안보의 챔피언’이라고 지칭하며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보여줬다. 라이스 대사는 “반 총장만큼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도 없었다”며 “미국 정부는 반 총장에게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의 연임을 축하하기 위해 총회에 참석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나와 “반 총장에 대한 유엔 회원국들의 아낌없는 지지에 대해 한국민을 대신해 감사한다”는 말을 전했다.

데이스 총회 의장도 “국제사회를 위한 지치지 않는 봉사의 임무를 아끼지 않아온 반 총장이 다음 임기에서도 성공하기를 기원한다”고 거들었다.

총회 의장의 호명에 따라 연단으로 나온 반 총장은 유엔 헌장 원본에 손을 얹고 “사무총장직을 성실하게 수행하겠다”고 선서했다. 그는 수락연설에서 영어와 프랑스어를 번갈아 사용하며 “모든 중요한 이슈에 대해 세계가 유엔에 더욱 의존하고 있다. 우리에게 감당할 수 없는 도전이란 없다. 함께라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연설을 끝내며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등으로 감사하다고 말했고 회원국 대표들은 큰 박수로 축하했다.

총회가 1시간 20분 만에 끝난 뒤 반 총장은 총회장 입구에서 회의장을 나가는 회원국 대표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일부 젊은 회원국 대표부 직원들과 유엔 사무국 직원들은 반 총장에게 사인을 부탁하기도 했다. 한 외국 기자는 “반 총장이 ‘록 스타’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반 총장의 두 번째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5년간이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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