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기상청 “16~17일 日방사능 물질 한국 직접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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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5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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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일 경 일본 방사능 오염물질이 한반도에 직접 유입될 것이라고 독일기상청이 전망했다.

이 기관이 15일 발표한 시뮬레이션은 14일 오후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유출된 방사능 오염물질이 동풍을 타고 16일 경 동해안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17일엔 수도권 등 한국 대부분 지역을 뒤덮고 서해상까지 확산될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기상청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 사고 이후 오염물질의 확산 예측 시뮬레이션을 매일 발표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선 정부의 방사능 오염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며 이 자료를 참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국내 일부 언론들은 그동안 이 자료가 일본 방사능 오염물질의 한국 유입을 전망한 뒤 1~2일 뒤 갱신한 내용에선 유입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자 "번복했다"며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시뮬레이션은 날짜별로 방사능 오염 확산 상황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발표 시점에 유출된 물질이 향후 2~3일 동안 퍼지는 과정을 전망한 자료다. 16일 발표할 시뮬레이션에서 15일 자료와 달리 한국 유입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도 14일 유출된 오염물질이 들어올 가능성은 있는 것이다.

이 시뮬레이션이 기준으로 삼는 시간은 협정세계시(UTC)로 한국 시간은 이보다 9시간이 빠르다.

한편 독일기상청은 지난달 28~29일에도 일본 방사능 오염물질이 강한 동풍을 타고 한반도에 직접 유입될 것으로 2~3일 전에 전망한 바 있다. 지난달 28~29일엔 4월 말 이후 한 달 여 만에 부산과 강릉에서 방사성 세슘이 검출돼 "시뮬레이션 예측이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또 이후 방사성 세슘은 3일 연속으로 검출됐으며 부산의 경우 극미량이지만 양이 늘었다. 지역적으로도 29~30일 대구, 30~31일 안동이 추가돼 4곳으로 늘면서 내륙 지방에서도 검출됐다.

그러나 한국 기상청은 해당 기간에 검출된 방사성 세슘이 동풍이나 태풍의 영향으로 일본에서 한국 쪽에 직접 유입된 것은 아니라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기상청의 유희동 예보정책과장은 15일 "기상청에서 기류 흐름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검출된 방사성 세슘은 일본 후쿠시마가 아니라 북만주 등 다른 지역에서 들어온 것"이라며 당시 독일기상청의 전망과 방사성 세슘 검출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다.

유 과장은 "독일기상청의 방사능 오염 확산 시뮬레이션은 일반적 예측 기준인 48시간이 아니라 72시간을 전망하고 있어 합리적이지도 않고 신뢰도가 낮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 기상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오염물질의 48시간 이후 확산 전망을 예보하고 있다.

그는 독일기상청이 16~17일 경 한국에 일본 방사능 오염물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한 시뮬레이션에 대해서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사고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동풍이 불어도 1200km나 떨어진 한반도 쪽으로 오염물질이 직접 들어올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한국 기상청의 15일 확산 시뮬레이션에선 독일기상청과 마찬가지로 같은 기간 후쿠시마에서 동풍이 불어 오염물질이 서쪽으로 퍼지는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그 범위는 동해상 일본 앞바다 부근까지로 제한돼 있다.

유 과장은 이에 대해 "설령 이 기간 중 일본 쪽에서 계속 동풍이 불어도 거리가 멀어서 방사능 오염물질의 농도가 낮아지고 동해상에서 모두 희석된다"며 독일기상청이 전망한 것처럼 17일 한국 전역에 일본 방사능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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