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8.8강진-쓰나미 대재앙]이번 강진 원인은 유라시아-태평양판 대충돌…

전동혁 동아사이언스기자, 최세민 동아사이언스기자 입력 2011-03-12 03:00수정 2015-05-22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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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核 1만5000개 터진셈… 규모 5~7 여진 60여회… 쓰나미 더 키워

지각판 충돌 잦아 또 다른 대지진 우려도
11일 일본 동북부 해상에서 발생한 지진은 각각 육지와 바다를 이루는 거대한 ‘지각판’ 두 개가 서로 미는 힘 때문에 일어났다. 미는 힘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한쪽 땅이 솟아오르며 바닷물을 밀어 올려 쓰나미도 뒤따랐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지역은 ‘유라시아판’과 ‘태평양판’이 만나는 경계다. 유라시아판은 일본 열도를 비롯해 한반도와 중국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대륙지각으로 서에서 동으로 이동한다. 태평양판은 태평양 전체를 이루는 해양지각으로 일본에서는 동에서 서로 이동한다. 이로 인해 두 판이 만나는 경계에서는 서로 미는 힘이 발생하며 상대적으로 무거운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들어가게 된다.

문제는 이때 판이 맞닿는 경계가 쉽게 미끄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각은 서로 맞물린 채 접촉면에 점점 큰 힘이 쌓인다. 그러다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면 순간적으로 태평양판의 땅 위로 유라시아판의 땅이 올라서며 모였던 힘이 방출된다. 얇고 넓적한 스티로폼 판을 양쪽에서 밀면 점점 휘다가 한순간 ‘팍’ 소리를 내며 부러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이번 지진은 유라시아판이 태평양판 위로 올라서는 ‘역단층’ 때문에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번 강진은 일본에서 사용하는 지진 세기의 기준인 ‘신도 진도(震度)’에서 ‘6강’에 해당하는 피해를 일본 센다이 지역에 일으켰다. 이는 내진설계 건물에도 균열을 일으키고 산사태를 일으킬 수 있는 정도다.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리히터 규모 8.8은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의 1만5000배와 맞먹는 위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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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진은 해저에서 발생해 쓰나미도 유발했다. 태평양판 위로 올라간 유라시아판 일부가 솟아오르며 위에 있던 바닷물을 밀어 올렸기 때문이다. 상승한 바닷물은 다시 수면을 수평으로 맞추기 위해 주변으로 번지게 되는데 이 바닷물이 육지에 가까워지면 파도의 높이가 높아지며 대형 파도인 쓰나미가 된다. 홍 교수는 “지진이 발생한 지점이 해안에서 130k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아 쓰나미가 빠르게 도달해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지진은 리히터 규모가 8.8로 커서 뒤따라 발생한 ‘여진’도 큰 피해를 줬다. 여진은 대개 큰 지진이 발생한 뒤 남아 있던 힘이 인근의 땅을 움직이며 일어난다. 미국 지질연구소(USGS)에 따르면 이번 강진의 여진은 11일 밤 11시까지 60회 이상 일어났다. 첫 지진 발생 뒤 4시간 이내에 발생한 여진은 리히터 규모 5∼7 이상으로 강했다.

여진이 계속되며 향후 또 다른 대형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홍 교수는 “만약 현재 발생 중인 여진이 첫 지진에서 정렬되지 않은 땅이 마저 움직였기 때문이라면 앞으로 다른 대형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지진이 대형 지진의 전조(前兆)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계했다.

일본은 유라시아판과 태평양판을 비롯해 남쪽의 필리핀해판까지 만나고 있다. 세 지각이 이루는 경계 전체에 축적된 힘 중 일부가 이번 지진으로 방출된 것이라면 이것이 방아쇠가 돼 다른 경계에 축적됐던 힘이 또다시 땅을 대규모로 움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북쪽에 북미판도 있지만 북미판은 이번 지진과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최세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ju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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