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대사 e메일 해킹 해프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6일 2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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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를 당해 갇혀 있습니다. 빨리 3400달러(380만 원)만 보내주세요."

14일 회사원 최모 씨(26·여)는 샤히드 이슬람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가 보낸 e메일을 받고 깜짝 놀랐다. 그에게 한국어를 가르친 인연이 있는 최씨가 대사 명의로 받은 영어 e메일에는 "말레이시아에 출장왔는데 납치를 당했으니 도와 달라. 휴대전화를 빼앗겨 e메일로 보낸다. (송금 전문 업체) 웨스턴유니언을 통해 돈을 보내고 송금 정보를 이메일로 보내 달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대사의 자택주소처럼 보이는 방글라데시 주소와 한국 번호도 있었다. 이메일 형식도 평소 대사가 보내던 것과 같았다.

하지만 최씨가 한국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없는 번호'였다.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관에 전화를 해서야 e메일이 사기라는 것을 알았다.

대사관 직원은 "오전부터 비슷한 전화가 여러 통 걸려왔다"며 "대사는 아침에 정상출근했다. 말레이시아 출장이 예정되어 있지만 당장 가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대사관 측은 대사의 이메일 계정이 해킹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피싱 범죄단이 주한 외교사절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는 것이다. 대사관 관계자는 "다행히 피해자는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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