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누리꾼 김정은 생일날 北 ‘우리민족끼리’ 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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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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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아,인사드려라” 父子조롱 글-그림 올려

8일 새벽 북한 ‘우리민족끼리’ 메인 화면에 올라온 그림. 중국 지도자 앞에서 김정일 김정은 부자가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이다.
8일 새벽 북한 ‘우리민족끼리’ 메인 화면에 올라온 그림. 중국 지도자 앞에서 김정일 김정은 부자가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의 3대 세습 후계자인 김정은의 생일인 8일 국내 누리꾼들이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해 김정일 김정은 부자를 조롱하는 그림과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새벽 이 사이트 메인 화면에는 김정일 김정은 부자가 중국 지도자로 묘사된 인물에게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는 그림이 등장했다. 그림 속에서 김정일은 아들에게 “어서 인사드려라”라고 말하며 몸을 낮추고 있다. 이 그림은 국내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의 ‘코갤’(코미디 프로그램 갤러리) 누리꾼들이 주도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그림이 뜬 뒤 ‘우리민족끼리’ 사이트는 외국에서도 접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8일부터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공사 중’이라는 메시지만 떠있었으나 9일 오후 10시경 복구됐다.

이날 ‘우리민족끼리’에서 운영하는 트위터에도 ‘김정일 력도(역도)와 아들 김정은을 몰아내 새 세상을 만들자!’ ‘조선인민군대여! 핵과 미사일 개발에 14억 달러를 랑비(낭비)한 김정일 역도에게 총부리를 겨누자’ 등 김정일 김정은 부자를 비난하는 글 4건이 게재됐다. 또 ‘우리민족끼리’가 운영하는 유튜브에는 김정은이 스포츠카를 운전하다 사람들을 친 후 ‘인민들은 다 쓸모없어’라고 말하는 내용의 동영상이 등록됐다.

이와 관련해 디시인사이드 ‘연북갤’(연평도 북괴도발 갤러리)의 한 누리꾼은 “북한의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에 대한 보복 공격”이라고 밝혔다. ‘우리민족끼리’ 게시판에 ‘첫 글자의 진리’라는 제목으로 각 행의 첫 글자만 이으면 ‘김정일 미친 ×, 김정은 개××’가 되는 글을 올린 사람이 디시인사이드의 한 누리꾼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이 ‘연북갤’에 대한 보복을 했다는 것이다.

▶본보 7일자 A16면 참조
北 ‘우리민족끼리’ 홈피에 김정일 부자 비방詩


실제로 6일 ‘연북갤’에 대한 디도스 공격으로 접속량이 폭증하면서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전체가 30여 분간 마비되자 이는 ‘우리민족끼리’ 측의 공격이라는 의혹이 퍼졌고 누리꾼들은 ‘보복 공격’을 공언해 왔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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