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귀신잡는 해병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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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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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고잔초 4학년 233명, 연평부대 장병들에 어른보다 어른스러운 위문편지

인천 남동구 고잔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들이 연평도 해병부대 국군아저씨들에게 쓴 위문편지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어린이들은 “해병대 아저씨들의 건강을 빌고, 힘을 내시라고 썼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고잔초교
인천 남동구 고잔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들이 연평도 해병부대 국군아저씨들에게 쓴 위문편지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어린이들은 “해병대 아저씨들의 건강을 빌고, 힘을 내시라고 썼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고잔초교
“북한이 무조건 잘못한 거예요. 해안포를 연평도에 마구 발사해 아무 잘못도 없는 우리 국민과 병사들이 안타깝게 숨졌잖아요.” 30일 오전 11시경 인천 남동구 논현동 고잔초등학교. 이 학교 박덕순 교장은 이날 4학년생 233명에게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해병부대원 2명이 전사한 해병대 연평부대 장병들에게 위문편지를 쓰자는 제안을 했다. 4학년 5반 담임선생님인 이현숙 교사(46·여)는 학생들에게 “북한의 도발에 맞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연평도에서 고생하는 해병대 아저씨들에게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을 보내자”며 위문편지를 쓰는 취지를 설명했다. 편지지를 받은 학생 30여 명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태극기, 무궁화 등을 그리며 정성스럽게 글을 써 내려갔다.

학생들은 먼저 동료를 잃었으면서도 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북한의 도발을 감시하고 있는 ‘국군아저씨’를 따뜻하게 위로했다. 김연아 양(10)은 “며칠 전까지 땀 흘리며 훈련하던 친구와 같은 동료 병사들이 숨졌지만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마세요”라고 적었다. 김나현 양은 “북한이 언제 또다시 도발해올지 몰라 두려울 텐데 아저씨들이 연평도와 우리 국민을 늠름한 모습으로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조성준 군은 “부대가 불바다가 됐는데도 포탄을 나르면서 북한에 대응사격을 하고, 연평도를 지키는 해병대 아저씨들이 든든하고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북한에 도발의 책임을 물으며 비난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정은서 양은 “북한이 ‘포사격으로 민간인이 죽은 것은 유감이지만 그곳에 민간인을 방패막이로 배치한 남한에 책임이 있다’고 하면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 너무 화가 났다”고 썼다.

편지에는 국군아저씨를 위로하면서도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고 응원한다는 내용이 많았다. 주용하 군은 “대한민국의 안보는 아저씨들에게 달려 있다. 아저씨들을 믿으니 꼭 우리나라를 지켜 달라”고 부탁했다. 이소민 양은 “‘귀신 잡는 해병’이라는 멋진 이름에 걸맞게 북한과 싸워 이길 수 있도록 기도할 테니 힘내시라”고 성원했다. 황지환 군은 “나이는 어리지만 총을 들고 북한 땅에 들어가 싸우고 싶다”며 “제 바람은 해병대 아저씨들이 북한과 싸워 이겨 이 땅에 평화가 다시 찾아오는 것”이라며 소원을 빌었다.

4학년 5반 학급회장을 맡고 있는 김예찬 군에게 “북한이 또 한번 도발하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김 군은 “모든 무기를 동원해 강력하게 맞서야 한다”며 “그것이 포탄을 맞고 억울하게 숨진 군인과 공사장 아저씨들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 아니냐”고 당당하게 밝혔다. 박 교장은 “북한의 도발이 발생한 뒤 모든 학급에서 안보교육을 하고 있다”며 “북한의 도발 초기에 ‘전쟁이 나는 것 아니냐’며 두려움에 떨던 어린 학생들이 지금은 강력한 맞대응을 주문할 정도로 안보관이 확고해졌다”고 전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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