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LG부사장 출신 김상헌 대표 인터뷰

동아일보 입력 2010-10-05 03:00수정 2010-10-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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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한 방보다 수익성 안타 칠 것”
지난달 30일 분당 NHN 사옥에서 만난 김상헌 대표는 “회사가 많이 성장한 지금도 NHN은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큰 벤처일 뿐”이라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 어느 순간부터 한국 사회에서 ‘네이버’란 이름에 부정적인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 검색시장의 ‘독점기업’, ‘사행성 게임 회사’, 사용자를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드는 ‘가두리양식장’ 서비스…. 이른바 ‘TGiF’(트위터 구글 아이폰 페이스북)라는 서비스가 국내에 소개되면서 이런 부정적 인상은 더욱 강해졌다. 미국에서 상륙한 새 문물에 한국 소비자들은 감탄하는 한편 국내 서비스에 “속았다”며 분노했다. NHN과 한국 인터넷기업들은 한 순간 위기에 빠졌다. 많은 사람이 모방에서 답을 찾았다. 어느 순간 ‘한국의 트위터’, ‘한국의 페이스북’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경기 성남시 분당의 NHN그린팩토리에서 만난 김상헌 NHN 대표는 “네이버만의 길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
○ 최근 기술서적 시리즈 발간

김 대표는 판사 출신으로 1996년 LG그룹에 입사(당시 구조조정본부)해 이후 LG그룹 최연소 부사장이 됐다. NHN에는 2008년 입사했다. ‘구식 경력’을 가진 그가 첨단 인터넷기업에서 맡은 역할은 현실감각이었다. 창업자인 이해진 최고전략책임자(CSO)와 네이버 검색을 만든 이준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비전을 만들고 회사의 미래를 제시하는 비저너리였지만 바깥세상은 별로 경험하지 못했다. 그는 “창업자들이 회사의 미래를 꿈꾸는 동안 나는 회사의 오늘을 이끌어간다”며 “아마 젊은 창업자의 부족함을 메워 주는 구글의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트와 비슷한 역할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현실감각은 ‘큰 것 한 방만 노리는 대신 방망이를 짧게 잡고 확실한 안타를 치는 것’이다. 페이스북처럼 ‘대박’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건 홈런을 치겠다는 꿈이지만 네이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수익을 올리는 건 ‘안타’다. 이렇게 나온 게 최근 미국 인터넷기업 야후의 자회사인 오버추어와 계약을 끊고 스스로 만든 검색광고 솔루션이다.

이는 네이버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그 아래 검색어와 어울리는 광고를 보여주는 기술이다. 구글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글로벌기업은 이런 기술을 스스로 갖고 있지만 국내 인터넷기업은 기술 투자비용을 꺼려 외국 기술에 의존해 왔다. 김 대표는 “비용은 들지만 우리가 직접 하지 않으면 경쟁사를 앞서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 경쟁사는 국내 인터넷기업이 아니라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기업이었다. 그에 따르면 NHN은 한국에서 가장 큰 벤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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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이 최근 기술서적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NHN은 8월 말 ‘소프트웨어 품질관리’ 노하우를 책으로 펴냈다. “NHN이 쌓아온 기술은 국내 개발자들의 노력에 기댄 것인데 이제 이를 되돌려줄 책임이 생긴 것”이란 설명이다. 물론 “NHN과 기술을 공유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우리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판단도 있었다. 구글은 이렇게 자신들의 기술을 공개하며 ‘구글 진영’의 개발자를 확보한다. 자기편이 많은 인터넷기업이 더 많은 응용프로그램을 확보하는 등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 소셜네트워크게임에 투자

최근 선보인 ‘네이버미’ ‘네이버톡’ 등 소셜서비스는 ‘NHN이 일하는 법’을 잘 보여준다. 이 서비스는 페이스북과 닮은 것 같은데 달랐다. 마치 NHN의 ‘미투데이’ 서비스가 트위터를 닮았는데 김 대표는 “사실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더 비슷하다”고 말하는 것과 흡사하다. 이런 네이버만의 서비스는 40명 정도의 작은 기획팀이 서비스 기획만 전담하면서 만들어진다. 김 대표는 “기획자는 독창적인 고민에만 시간을 쏟고 이렇게 만들어진 서비스는 부문별 이해관계로 수정이 되지 못하도록 대주주인 이해진 CSO가 책임지고 통과시킨다”며 “페이스북과도 경쟁할 만하다”고 말했다.

NHN은 아직 구글 등 경쟁사와 비교하면 ‘난쟁이’ 수준이다. 김 대표는 “시가총액이나 직원 수, 매출 규모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NHN은 구글의 15분의 1 수준”이라고 자평했다. 최근 NHN은 한게임에서 해외로 나갈 가능성을 다시 살피고 있다. 한때 이익의 상당 부분을 고스톱 포커 등 사행성게임으로 벌어들인다며 비판받던 서비스다. 지난해 NHN의 매출 1조2371억 원 가운데 36.1%(4466억 원)가 한게임에서 거둔 것이다. 김 대표는 “지금 한게임 매출은 몇 분기 내내 제자리걸음일 정도로 의도적으로 사행성게임 매출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첫 목표지는 일본이다. 그는 “스마트폰을 사용한 소셜네트워크게임에 1000억 원을 투자해 일본의 ‘한게임재팬’을 3년 내 일본 스마트폰 게임 시장 1위로 올려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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