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의 박찬호 스토리] “동료들이 축하 맥주세례 푹 젖은 속옷 평생 간직”

동아닷컴 입력 2010-10-04 07:00수정 2010-10-0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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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말린스전 5회 구원등판 3이닝 무실점
17년차 메이저리거 ‘찬호의 꿈’ 현실로

피츠버그 큰형님…동료 멘토역할 톡톡
‘신화 쓰여진 밤’ 동생들 맥주세례 축하

“빅 리그 생활 동안 좋은분들 만나 행복
푹 젖은 속옷도 기념품 평생 간직할 것”
박찬호(37·피츠버그)가 노모 히데오(42·일본)를 넘어 아시아출신 메이저리그 투수 중 최고의 별로 떠올랐다. 박찬호는 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 3-1로 앞선 5회말 구원투수로 등판, 3이닝을 6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팀이 5-1로 이기면서 승리투수가 된 박찬호는 통산 124승(98패)째를 올렸다.

● 박찬호 ‘오늘 입었던 속옷도 간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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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는 “오늘밤과 관련된 모든 것을 보관하겠다. 맥주로 젖어버렸지만 오늘 신었던 양말, 속옷까지 모든 걸 기념으로 간직하겠다. 모든 것이 정말 특별하다”며 웃었다. 존 러셀 감독도 “그의 꿈이 실현되는 것을 보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상대팀인 말린스 역시 박찬호의 투구에 대해 칭찬일색이었다. 박찬호가 아웃시킨 선수 중 한명인 개비 산체스는 “그는 강하다. 그를 상대로 안타를 치는 것은 쉽지 않다”며 혀를 내둘렀다. 박찬호는 “124승은 메이저리그에서 대단한 기록은 아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매우 특별하다. 이번을 계기로 17년 전 처음 시작할 때를 떠올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 동료들, ‘역사적인 순간 함께 해 기쁘다’

박찬호가 클럽하우스로 돌아왔을 때, 팀 동료들은 맥주를 뿌리며 그를 환영했다. 라인업 카드와 승리공도 선물했다. 신인투수 대니얼 맥커친은 “이런 대기록을 세운 경기에 함께 한 것은 지금까지 나의 메이저리그 경력에서 꽤나 기념할만한 경험이다. 이번 기록은 그에게 있어, 또 한국에게 있어서도 큰 성과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맥커친은 이날 경기의 선발투수로 출장해 4회까지 투구했다. 그는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기 전에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 덕분에 박찬호가 결국 승수를 쌓을 기회를 얻었다. 라인업 카드를 선물한 러셀 감독은 “박찬호는 팀에도, 클럽하우스에서도 좋은 선수다. 우리는 박찬호가 추가 승수를 쌓도록 돕고 싶었고, 그 일은 굉장한 것이었다. 내가 알기로 이 기록은 그의 꿈을 이룬 것이다. 그것은 우리에게도 특별한 일”이라고 말했다.

● 젊은 투수들의 멘토가 된 베테랑 찬호

박찬호는 두 달전 피츠버그에 새 둥지를 튼 직후를 떠올리며, “막막했다”고 고백했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에서 가장 경험 많은 선수가 된다는 것의 의미도 어떤 것인지 몰랐다. 하지만 지금 박찬호와 팀 동료들은 서로를 칭찬하고 있다. 그는 클럽하우스에서 메이저리그 경력이 가장 오래된 선수 중 한명이다.

구원투수 이반 미크는 “그는 단숨에 동료들과 어울렸다. 매우 친절하고 마치 친구 같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내가 처음 여기 왔을 때, 동료들이 나를 베테랑으로서 존중해 줘서 기분이 좋았다. 대화하는 것도 매우 편했다. 그 모든 것들이 내가 투구감각을 찾고, 강한 피칭을 할 수 있도록 편한 마음을 갖게 해주었다”고 했다.

● 야구장 밖에서도 형님…동료들과 한식당 방문


박찬호는 야구장 밖에서도 동료들과 자주 어울린다. 최근에는 신인투수 매커친과 브래드 링컨을 데리고 한국식당을 찾기도 했다. 한국 요리의 전통은 물론, 야구 노하우에 대해서도 알려줄 수 있는 기회였다. 맥커친은 “그는 성격도 좋고 유머감각도 뛰어나다. 알다시피, 그는 현명하게 야구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했다. 닐 헌팅턴 단장은 “그들은 진심으로 박찬호를 좋아한다. 박찬호는 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그의 표현대로, 그는 여기에서 팀의 자산이 되고자 했다. 그리고 결국 그렇게 됐다”며 만족스러워했다.

● 124승에 대한 답례, 박찬호의 선물 릴레이


박찬호가 승리한 다음날에도 피츠버그의 클럽하우스에서는 여전히 그의 기록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토요일(한국시간 3일), 박찬호는 선물꾸러미를 든 채로 야구장에 나왔다. 금요일에 던질 수 있도록 기회를 준 러셀 감독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박찬호는 돔페리뇽 샴페인과 샴페인 잔 두 개를 선물 했다.

러셀 감독은 선물을 든 채로, 금요일 경기에서 6회 종료 후 박찬호와 나눴던 대화내용을 전했다. 피츠버그는 5대1로 이기고 있었고, 박찬호는 이미 무실점으로 2이닝을 막아냈다. 러셀 감독은 박찬호의 기념비적인 승리를 위해 한 이닝 이상을 더 던지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지친 기색을 보였다. 그래서 러셀 감독은 덕아웃의 박찬호에게 직접 다가가서 물었다. “한 이닝 더 던질 수 있겠나? 이유는 알겠지?” 박찬호의 대답이 돌아왔다. “네. 단지, 다른 투수가 몸 좀 풀 수 있게 준비 해주십시오.” 박찬호는 결국 7회를 완벽하게 막아냈다. 그리고 승리투수가 됐다.제니퍼 랑고쉬는?
미주리대에서 언론학과 프랑스어를 전공했고 터너방송그룹 인턴을 거쳐 콜럼비아 미주리안 신문에서 스포츠기자를 시작했다. 현재는 MLB.com 소속으로 4년째 피츠버그를 풀커버하고 있으며 올스타전과 2009 월드시리즈 등 빅이벤트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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