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부상 안돼” 수원, 속바지 착용 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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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2일 07시 00분


수원 윤성효 감독-성남 신태용 감독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수원 윤성효 감독-성남 신태용 감독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신태용감독 “잔디 안좋아 죄송”

성남 일화-수원 삼성전이 열린 1일 경기도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

경기 시작 한 시간 전 수원 라커룸은 분주했다. 선수들은 전원이 라커룸 옆에 있는 작은 방에 번갈아 들어갔다. 작은 방을 나오는 선수들은 양쪽 발목에 모두 두껍게 테이핑을 했다. 그리고는 다시 라커룸으로 들어가 경기를 위해 복장을 착용했다. 선수들은 유니폼 안에 속바지(일명 태클복)를 착용했다. 평소 몸에 너무 달라붙어 불편해 입지 않는 선수들까지도 속바지를 착용해야 했다.

테이핑과 속바지는 모두 부상 방지를 위한 수원 윤성효 감독의 지시였다. 이 때문에 테이핑을 잘 하지 않는 신영록도 두껍게 테이핑을 하고 그라운드에 나선 모습이었다.

윤 감독이 전술 준비뿐 아니라 부상 방지에 특별히 신경을 쓴 이유는 이날 경기장의 그라운드 사정 때문이다.

탄천종합운동장은 최근 많이 내린 비와 폭염으로 잔디가 대부분 시들었다. 최근 경기장 관리소측은 군데군데 잔디를 보식하고, 씨를 새롭게 뿌리는 등 새 단장에 나섰다.

하지만 아직까지 잔디가 많이 자라나지 않았다. 게다가 땅도 고르지 않아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매우 높았다.

윤 감독은 “오늘 경기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더 중요한 일정이 많이 남아 있다. 때문에 선수들에게 부상 방지에 각별히 신경 쓰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성남 신태용 감독은 윤 감독에게 사과의 뜻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신 감독은 “구단이 일부러 잔디를 망가뜨린 것은 아니지만 좋은 여건에서 경기를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윤 감독님께 죄송하다”며 동업자 의식을 드러냈다.

성남|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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