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도 팬도 외면… 컵대회 이대론 안된다

동아일보 입력 2010-07-28 03:00수정 2010-07-2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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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용론 끊이지 않는 K리그 컵대회를 위한 제언

초라한 현주소-2진급 선수들의 시험무대 스폰서 노출도구로 전락 관중도 정규리그의 절반
회생방법 없나-우승팀에 인센티브 제공 N리그에 문호 개방해야 정규리그 3R운영도 방법
“맨유 선수들은 누구도 칼링컵 결승전의 비중이 낮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지성)

“J리그 시절 중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가시와 레이솔의 나비스코컵 우승이다.”(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

한국 축구의 두 영웅은 컵 대회를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잉글랜드와 일본의 컵 대회 위상과 열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국내 컵 대회였다면 두 선수가 이런 감흥을 느낄 수 있었을까. ‘2진 선수들의 시험무대, 스폰서 노출을 위한 도구’ 등 컵 대회 앞에 붙은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만으로도 그 대답을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컵 대회는 정규리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권위, 수준 이하의 경기력 속에 팬들의 외면을 받은 지 오래다. 28일 4강전을 앞둔 가운데 경기당 평균 관중은 정규리그(1만1598명)의 57.7% 수준인 6677명. 이마저도 각 구단의 체면치레를 위한 부풀리기 숫자라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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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팀을 AFC챔피언스리그로

무용론이 가시지 않는 컵 대회의 리모델링을 위해선 당근과 채찍이 병행돼야 한다. 효과적인 단기 처방으로 우승팀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주는 방안이 꼽힌다. 컵 대회 우승팀에 ‘팬퍼시픽 클럽선수권’ 출전권을 주고 있지만 이 대회는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우승 상금 1억 원이 사실상 유일한 당근. 컵 대회 우승팀에 AFC챔피언스리그 직행 카드를 줄 수 없다면 K리그 3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것도 차선책이다.

○ 하위리그 참여하는 칼링컵

K리그 팀들의 방만한 컵 대회 운영을 막기 위한 채찍도 있다. 컵 대회의 1라운드 문호를 하위리그인 N리그에 개방하자는 것이다. N리그 팀들의 참여는 K리그 팀들에 자극제가 되며 N리그 외연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

잉글랜드의 칼링컵은 “프로와 아마 최강전을 가리는 FA컵이 단판제라 하위리그 팀들에 재정적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영국 축구의 대부 앨런 하다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실제로 하위리그 팀들은 프리미어리그 팀과 대결을 통해 경기력과 재정적 효과를 얻고 있다. J리그도 1999년부터 3년간 야마자키 나비스코컵에 J2리그 팀들의 참여를 허용해 J2리그 확장의 계기가 됐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은 “컵 대회 개선을 위해 구단과 연맹이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에 나서면 좋겠지만 스폰서 문제, K리그 팀의 반발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 스코틀랜드식 정규리그


어차피 경기 수 확보 때문이라면 무색무취한 컵 대회를 폐지하고 3라운드(팀당 세 차례 맞붙음) 정규리그로 개편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홈 앤드 어웨이로 2라운드를 치르고, 지난 시즌 상위 팀들에 홈경기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방식이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잉글랜드는 1부 리그 우승팀을 가리는 프리미어리그, 프로 1∼4부 최강자를 가리는 칼링컵, 프로와 아마 최강자를 가리는 FA컵 등이 각자의 위상을 갖고 있다”며 “리그컵과 정규리그의 차별점이 없다면 없애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컵 대회


15개 팀인 프로축구는 K리그를 한 시즌에 28경기(홈경기는 14경기)밖에 치르지 못하기 때문에 홈경기 수를 늘리기 위해 별도로 컵 대회를 열고 있다. 15개 팀을 3개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한 뒤 상위 8개팀이 토너먼트를 한다. 1986년 열린 프로축구선수권대회가 시초이며 후원사에 따라 아디다스컵, 하우젠컵 등으로 불렸다. 올해는 포스코컵이며 주로 수요일에 경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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