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러시아發천안함 의혹’ 단호하게 대응하라

동아일보 입력 2010-07-28 03:00수정 2010-07-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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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어제 한겨레신문이 러시아 천안함 조사단의 보고서라며 인용 보도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국방부와 외교통상부는 러시아로부터 조사결과를 통보받은 사실이 없다며 문건 자체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국방부의 설명은 문건의 진위와 상관없이 그 문건에 거론된 의혹을 일축하기에 충분하다.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천안함의 진실을 왜곡하는 일방적인 주장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민군(民軍)·국제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와 배치되는 주장이 담긴 문건이 어떻게 러시아에서 흘러나와 국내 언론이 보도했는지 정부는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의 어떤 기관이 한겨레신문에 문건을 제공했는지, 제공했다면 문건에 들어있는 내용이 러시아의 최종 결론인지도 밝혀야 한다. 러시아가 문건을 작성한 게 사실이고 그 문건을 우리 정부에 통보하기도 전에 제3국이나 한겨레신문에 먼저 주었다면 외교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설사 문건의 출처가 러시아 정부기관이라고 하더라도 큰 무게를 둘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리 합조단에는 미국 호주 스웨덴 전문가를 포함해 80여 명의 국내외 전문가가 참여해 34일간 과학적 객관적 조사과정을 거쳐 결론을 내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합조단 조사 결과를 인정했다. 반면 러시아 조사단은 불과 3명의 해군 전문가가 5일 동안 우리 측 설명을 듣고 절단된 천안함을 살펴보는 정도에 그쳤다. 서해에서 벌어진 천안함 폭침을 러시아가 우리보다 더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이 문건은 “천안함이 수심(水深) 낮은 해역을 항해하다가 프로펠러가 그물에 감겼으며, 수심 깊은 해역으로 빠져나오는 동안에 함선 아랫부분이 수뢰(기뢰) 안테나를 건드려 기폭장치를 작동시켜 폭발이 일어났다”고 소설 같은 이야기를 담았다. 심지어 “자국(한국)의 어뢰로 폭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천안함의 경비작전 구역에 기뢰가 존재할 가능성은 없다며 기뢰 폭발을 부인했다. 이 문건은 결정적 증거인 ‘1번 어뢰’에 대해서도 잉크로 쓰인 표시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렇다면 우리 국방부가 ‘1번’ 글씨를 조작이라도 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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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없는 의혹의 싹을 자르려면 정부는 러시아발(發)로 보도된 문건의 실체를 조속히 파악해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 자칫 안이하게 대응하다간 국내외에서 합조단의 조사결과를 부인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일부 종북(從北) 세력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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