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지방자치硏, 1~5차 지방선거 분석 보고서

동아일보 입력 2010-07-28 03:00수정 2010-07-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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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 공천, 국회의원 입김 막강… 선출직이라기보다는 유사임명직” “역대 지방선거는 지역적 정책과 쟁점에 대한 선택의 장이 아닌 전국 정당 간 세력 경쟁의 장이었다.”

국회 지방자치발전연구회(회장 김성조 의원)는 6·2지방선거를 포함해 지난 15년간 치러진 역대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이렇게 평가했다. 국회의원들의 연구모임인 이 연구회는 1∼5차 지방선거의 제도와 투표경향 등을 분석한 보고서를 28일 발표한다. 보고서 실무 작성은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조정관 교수가 맡았다.

○ ‘지방’이 없는 지방선거

이 보고서는 선거제도 측면에서 소선거구제, 정당공천제의 부작용이 역대 지방선거의 판세에 큰 영향을 끼쳐왔다고 진단했다. 즉,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전국 정당이 지방선거에서 모든 단위의 후보자를 공천하는 동시에 전국적, 정치적 이슈로 선거를 주도했으며, 이 때문에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에서 이슈가 돼야 할 지역적 정책과 쟁점이 묻혀버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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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국 지방선거의 틀을 잡은 ‘정초선거’(定礎選擧·foundation election)인 1995년 1차 지방선거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당시 김종필(JP) 전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총재는 자민련을 창당한 뒤 지방선거를 정치적 지분확보 수단으로 활용했으며 김대중(DJ) 전 대통령도 아태재단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정치권 복귀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한 점을 꼽았다. 조 교수는 “정초선거가 1992년 대선결과로 정리된 삼김(三金)정치 부활의 기회로 활용됐다”고 평가했다.

그 후 △DJP 공조가 만들어낸 지역주의 연합구도로 치러진 1998년 2차 지방선거 △DJ 정권 말기 철저한 ‘정권심판’ 기조로 치러진 2002년 3차 지방선거 △집권 열린우리당에 대한 거부감이 전국적으로 휩쓴 2006년 4차 지방선거 △민주당이 ‘정권심판론’을 제기한 2010년 5차 지방선거까지 지역적 이슈는 지방선거의 중심이 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 “중앙정치 과도한 개입” 비판

이처럼 ‘지방이 사라진 지방선거’가 반복되는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특히 정당 공천의 문제점을 짚었다. ‘중앙당이나 시도지구당의 공천심사위원회에 의해 일방적으로 내정 또는 지명되거나 경선을 거치더라도 지역구 국회의원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반영되는 식의 공천 절차의 비투명성, 반민주성’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고서는 “영호남의 경우 단체장이 선출직이라기보다 지역구 국회의원에 의한 유사임명직이 됐다”고 지적하면서 중앙정치의 과도한 지방선거 개입을 비판했다.

○ 영호남 교차투표, 정책투표 경향

그러나 1∼5차 지방선거에서의 국민들이 투표한 경향성 측면에선 한국 정치 발전의 긍정적인 측면이 엿보인다.

각 지방선거 때 영남에서 민주당이 얻은 광역단체장 선거 득표율과 호남에서 한나라당이 얻은 득표율을 분석한 결과 지역주의가 순차적으로 희석되는 경향을 보였다. 1차 선거에서 영남에서 10.73%를 차지했던 민주당은 4차 22.73%, 5차 16.7%를 기록했다. 한나라당도 호남에서 3차 7.49%, 4차 6.16%를 얻었다가 5차에서 15.34%까지 뛰어올랐다.

또 각 선거에서 실시되는 중앙선관위의 유권자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인물 중심에서 정책 중심으로 투표 경향이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 제2차 동시지방선거에서 52.8%이던 인물투표 경향(“인물 도덕성+출신지역+경력 능력을 보고 뽑았다”)이 2010년 제5차 동시지방선거에서는 37.2%로 급격히 줄었다. 반면 정책 공약을 보고 후보를 선택했다는 답은 3차 지방선거 13.9%, 4차 선거 23.7%, 5차 선거에선 32.8%로 점차 늘어났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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