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낮’보다 아름다운 ‘서울의 밤’

동아일보 입력 2010-07-27 03:00수정 2010-07-27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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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체험… 달빛걷기… 음악회… 區마다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곤충소리-재즈 들으며 온몸의 감성 깨워보세요”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은 동물을 직접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야간 동물 체험 프로그램 ‘서울 동물원 별밤축제-아프리카의 밤’을 매일 밤 10시까지 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다음 말까지 진행된다. 사진 제공 서울시
‘미소 속에 비친 그대’, ‘그 후로 오랫동안’ 등 많은 발라드 히트곡을 낸 가수 신승훈은 1990년 데뷔한 이래 20년간 밤낮을 바꿔 지내고 있다. 남들이 다 자는 밤과 새벽에 곡 작업을 하고 낮엔 잠을 자는 형태다. 이유는 간단하다. 낮에 느낄 수 없는 ‘감성’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작가, 화가 등 예술가들에겐 분주한 낮보다 ‘센티멘털’한 밤에 활동하는 것이 전혀 낯설지 않다.

서울도 밤이 되면 ‘감성 도시’가 된다. 지난달 말 서울 종로구 와룡동 창덕궁 앞마당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살린 ‘고궁 달빛 기행’ 행사가 열렸다. 한국관광공사 주최로 열린 이 행사는 보름달 아래서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을 다시 보자는 것이 취지였다. 같은 창덕궁이지만 낮과 다른 밤의 풍경이 무엇일까 하는 궁금함에 외국인을 포함해 수백 명의 사람들이 이 행사에 참석했다.

최근 서울시와 자치구들도 밤을 주제로 한 각종 행사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숲에서 청각과 촉각을 이용한 체험 프로그램부터 감성적인 문화 공연까지. 이성을 앞세운 좌뇌는 잠시 접어두어도 좋을 프로그램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대표 ‘밤 상품’들을 알아봤다.

○ 어두운 밤, 숲에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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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프로그램의 대세는 ‘숲속 체험’이다. 숲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야간 자연생태를 관찰하는 이른바 ‘야간 숲속 여행’을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내세우는 자치구들이 늘고 있다. 종로구의 경우 기존에 낮에만 운영하던 인왕산 숲속 여행 프로그램을 올해 처음으로 밤까지 확장시켜 다음 달 한 달간 진행한다. 탐방 코스는 종로구 사직동 사직공원 관리사무소부터 사직단, 사직운동장, 삼림욕길, 성곽산책길 등이다. 다음 달 7일 시작해 14, 19, 28일 등 총 4회에 걸쳐 진행된다. 대상은 종로구민을 포함한 서울시민 전체. 회당 40명씩 선착순이다.

강동구는 ‘엄마와 자녀가 함께한다’는 주제로 최근 야간 숲속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강동구 둔촌동 일자산 자연공원에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달맞이꽃, 박꽃 등 밤에만 피는 꽃을 직접 보고 만지며 귀뚜라미, 베짱이 등 야행성 곤충 소리를 듣는 등 어두운 밤 청각과 촉각을 앞세워 체험하는 것이 주제. 특히 어두운 밤에 아이들 담력을 기르는 프로그램도 있다. 강동구 관계자는 “감수성이 예민한 밤에 이러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시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을 길러주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는 다음 달 28일 오후 7시 한강시민공원 광나루 수영장에서 달빛을 보며 걷는 ‘달빛 걷기대회’도 연다. 또 곤충체험 등 생태체험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강동구 길동생태공원에서는 다음 달 6일부터 매주 금요일에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해넘이 관찰’ 프로그램도 열린다.

○ 보고 느끼는 ‘밤+α’

야간 숲속에서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음악. 서울시는 서울팝스오케스트라와 함께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내 숲속 무대에서 ‘야간 숲속 음악회’를 개최한다. 다음 달 13일 오후 7시 ‘한여름 밤의 재즈 콘서트’를 시작으로 치유 음악회, 심지어 트로트 파티까지 2년간 무료로 공연을 열 계획이다. 최광빈 푸른도시국장은 “숲속이 주는 아늑함과 밤에 어울리는 감성적인 음악을 통해 양질의 공연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동물을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동물원 야간 개장’도 인기다.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는 백두산 호랑이와 한국 늑대 등의 울음소리를 듣고 원숭이 등 동물원 동물들을 직접 만질 수 있는 ‘서울 동물원 별밤축제’를 다음 달 말까지 연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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