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中억류 탈북 국군포로 끝내 북송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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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 “中50차례 설득했지만 한국행 무산”
정부 일각 “조용한 외교 실익 없다” 비판도

지난해 8월 중국 공안에 체포돼 장기 억류됐던 국군포로 정모 씨(82)가 결국 북송된 것으로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소식통은 26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정부가 그동안 (정 씨 국내 입국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벌였지만 정 씨는 북송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지난해 9월 북송됐다는 주장이 올 2월에 제기됐으나 당시 정부 당국자는 “그런 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북송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본보 2월 26일자 A2면 참조 작년 8월 中억류 국군포로 북송설

정부는 정 씨가 억류된 이후 중국 외교 당국과 50차례 이상 접촉해 정 씨의 한국 입국을 요청했으나 중국 당국은 정 씨의 소재지와 건강상태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부가 정 씨 문제 해결을 중국 당국에 요구하는 과정에서 외교적 마찰이 생길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이런 태도 때문에 정부 안에서도 ‘조용한 물밑 외교’에서 벗어나 중국 당국에 정 씨의 국내 송환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외교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미쳐 경제협력 등 다른 분야에서 협조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한국 정부가 국군포로 및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 인도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제기해야 중국이 태도를 바꿀 것이라고 지적해 왔다.

정 씨는 탈북을 주선한 국내 단체 관계자가 중국 내 탈북 브로커와 탈북 비용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전직 공안직원을 통해 중국 공안에 신고해 탈북 8일 만인 지난해 8월 24일 억류됐다. 정 씨는 6·25전쟁 당시 한국군 5군단 3사단 소속으로 참전했다가 1952년 인민군의 포로가 됐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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