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亞 폐광관리 60조원 시장 쟁탈전

동아일보 입력 2010-07-27 03:00수정 2010-07-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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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개발지역 수질개선-경관 재건사업 수주 경쟁
광해관리公, 몽골과 MOU… 日보다 가격경쟁 우위
말레이시아 사바 주에는 ‘마무트’라는 이름의 대형 구리 광산이 있다. 1970년대부터 30년 가까이 운영된 광산이다.

본래 사바 지역은 원시적 자연미로 유명한 곳. 하지만 폐광 이후 마무트 광산 일대는 악몽과 같은 상황을 맞았다. 웅덩이처럼 파인 산 정상부에 빗물이 고이면서 산꼭대기에 거대한 호수가 생긴 것. 이 물은 구리와 섞이면서 강한 산성수로 변했고, 산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면서 나무와 풀을 고사시켰다. 초당 400L의 구리물이 갱도 곳곳에서 쏟아지면서 급기야는 산 아래 마을의 물도 마실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됐다. 마무트 광산의 폐해를 경험한 말레이시아 당국은 “앞으로 광산피해 복구대책이 없는 자원개발 논의란 있을 수 없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회복 전제 안 되면 개발도 없다”


최근 세계적으로 자원 확보 경쟁이 가열되면서 광산들을 앞 다퉈 개발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중국, 몽골, 베트남, 미얀마 등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광산 개발 열기가 뜨겁다.

그러나 광산 개발 이후 처참하게 버려지는 땅의 모습은 큰 숙제다. 광산 개발지는 해당 현장뿐 아니라 그 주변까지 심각하게 훼손하는 경우가 많다. 방치하면 그 피해는 더욱 깊고 광범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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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광산개발 피해(광해·鑛害)를 복원하는 것이 이른바 ‘광해관리’ 기술이다. 화학, 지질, 산림, 토목 분야의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폐광지역 일대의 수질을 개선하고 경관을 재건하는 게 핵심. 최근에는 광산 주변에 쌓여있는 폐석에서 숨겨진 희귀광물을 재추출하거나 폐광 터를 골프장이나 리조트 같은 위락시설로 변환하는 사업으로까지 기술이 확장되는 추세다. 선진국의 경우 아예 광산 개발 전부터 개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설비를 구축하는 사례도 있다.

우리나라의 광해관리 사업을 담당하는 한국광해관리공단 측은 “이 같은 광해관리 기술은 아시아에서 한국과 일본만 가지고 있다”며 “자원개발이 활발한 동남아지역 국가 대부분은 광해관리 기술이 전혀 없어 사업 기회가 많다”고 전했다. 일본은 기술면에서는 한국보다 뛰어나지만 가격이 비싸 신흥국들에는 한국이 더 매력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호주까지 수주전 가세

세계은행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광해복원 시장은 연간 60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대형 광산 개발이 이뤄지는 국가만 어림잡아도 중국 몽골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베트남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16개국이다.

광해관리공단 관계자는 “이 지역 광해관리 수주에는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미국, 호주까지 경합을 벌이고 있다”며 “최근 들어서는 광해관리를 전제로 자원개발권을 따내는 전략도 많이 쓴다”고 전했다. 신흥개도국들도 환경보전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선진국들보다 다소 늦게 해외시장에 진출한 한국은 ‘기술 과외’ 전략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한 예로 몽골에서는 몽골 정부 기관들과 광해방지 관련 양해각서(MOU)를 맺고 현지 공무원들에게 광해관리 기술 교육을 제공했다. 광해관리공단 이이재 이사장은 “이는 실제 4건의 광해복구사업 수주로 이어졌다”며 “몽골뿐 아니라 베트남 말레이시아 키르기스스탄 중국 등에서도 기술 컨설팅을 통한 수주 확대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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