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日서도 통할것… 김광현은 아직…”

니가타=이헌재기자 , 대구=한우신기자 입력 2010-07-26 03:00수정 2015-05-2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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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진출 선배 김태균의 평가 일본 프로야구 롯데의 4번 타자 김태균(28)은 농담 삼아 스스로를 ‘부동의 삼진왕’이라고 부른다. 그는 전반기에만 94개의 삼진을 당해 퍼시픽리그 1위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삼진을 당했던 2003년(106개)을 곧 넘어설 추세다.

23, 24일 양일간 치러진 일본 올스타전에서 만난 김태균은 이에 대해 “일본 투수들의 볼 끝이 워낙 좋다. 또 공이 손을 떠나는 순간에도 직구인지 변화구인지 구분이 가질 않는다. ‘분명히 볼이다’라고 생각하면서도 방망이가 따라 나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태균이 대표적으로 예로 든 선수는 소프트뱅크의 왼손 투수 스기우치 도시야(30). 김태균은 올 시즌 다승과 탈삼진 1위인 스기우치를 상대로 홈런을 2개나 쳤다. 하지만 삼진도 5개나 당했다. 김태균은 “키가 175cm밖에 안 되는 스기우치는 직구도 빨라야 시속 145km 정도다. 그런데 공이 이미 포수 미트에 들어간 뒤 내가 스윙을 하고 있더라. 정말 볼 끝이 장난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 현재 한국 투수들 가운데 스기우치에 필적할 만한 투수가 있을까. 김태균은 “다른 선수는 몰라도 류현진(23)은 일본에서도 특급 투수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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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올 시즌 다승(13승)과 평균자책(1.57), 탈삼진(147개) 등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화 류현진에 대해 “현진이의 제구는 정말 일품이다. 직구든 체인지업이든 실투가 거의 없다”면서 “지금껏 상대해 본 어떤 일본 투수와 비교해도 뒤떨어지는 점이 없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현진의 투구 폼 역시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대부분의 한국 투수는 직구를 던질 때와 변화구를 던질 때 투구 자세에 미세한 차이가 있는데 류현진은 언제나 일정하다. 심지어 세트 포지션에서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제구력 좋고 투구폼도 일정 日어떤 투수에게도 안밀려

김광현은… 초속-종속 차이 등 다듬으면 日서도 좋은 성적 낼 수 있어

하지만 류현진과 다승 선두 다툼을 벌이는 SK 김광현(22·12승 2패)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말하면 아직 멀었다”고 했다. 김태균은 “광현이도 일본에서 뛸 만한 좋은 투수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직구 제구가 들쭉날쭉하고 공도 휙휙 날리는 스타일이다. 초속과 종속 차이가 좀 난다. 그런 공으로는 한두 경기는 잘 던질지 몰라도 꾸준하기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이 최근 “기회가 된다면 일본에서 성공한 뒤 미국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는 것을 듣고는 어학 준비를 미리 할 것을 조언했다. 김태균은 “난 조금 ‘왕따’ 스타일이라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일본 땅에서는 말이 안 통하니 외롭다. 현진이는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미리 일본어든 영어든 공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홈런 친 류현진… 사상 첫 고의볼넷…▼

주말 프로야구 올스타전 재미-승부 함께 잡은 축제로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 8개 구단을 대표하는 거포들의 자존심 대결에 처음 나선 선수는 전반기 최고 투수 류현진(한화)이었다. 류현진은 2006년 프로 데뷔 후 한 번도 타석에 선 적이 없다. 7아웃 단판제로 진행된 경기에서 그는 오른쪽 타석에 서서 홈런 1개를 날렸다. 국내에선 진기한 ‘좌투우타 슬러거’의 탄생이었다.

LG 왼손 에이스 봉중근도 “방망이로라도 현진이를 이겨야겠다”며 레이스에 참가해 역시 1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두 명 모두 자발적으로 홈런 레이스에 참가했다. 역대 최다인 10개의 홈런을 때린 김현수에게는 못 미쳤지만 두 에이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올스타전은 그야말로 별들의 축제. 빛나지 않으면 별이 아니고 즐겁지 않으면 축제가 아니다. 이날 올스타전이 별들의 잔치임을 잘 보여주는 또 하나의 이벤트는 ‘라이온즈 레전드 올스타’ 발표였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참가한 삼성의 29년을 빛낸 포지션별 올스타 10명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관중은 환호했다. 최고 포수로 선정된 이만수 SK 2군 감독이 나올 때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최고 투수로 뽑힌 김시진 넥센 감독이 시구를 하고 이만수 감독이 받는 모습도 삼성 팬들에게는 뭉클한 장면이었다.

경기에서도 다양한 기록이 나왔다. 1회 이스턴리그의 홍성흔, 카림 가르시아(이상 롯데)가 역대 5번째 연속 타자 홈런을 날렸고 7회에는 둘 앞에 양준혁(삼성)까지 세 타자 연속 홈런(역대 최초)이 터졌다. 양준혁은 올스타전 최고령 홈런 기록(41세 1개월 28일)을 경신했다. 경기는 이스턴리그 황재균(롯데)의 역대 2번째 끝내기 안타로 끝났다. 9회에는 올스타전 사상 처음으로 고의 볼넷이 나오는 등 막판 승부는 정규 경기 못지않았다.

5타수 4안타(2홈런) 3타점으로 MVP에 선정된 홍성흔은 “과거에 비해 선수들이 올스타전을 축제로 즐길 뿐 아니라 승부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진정한 야구 축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 2시간 30분 전부터 비가 내리는 바람에 올스타전 연기를 걱정해야 했던 것은 옥에 티였다.

대구=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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