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콜롬비아와 단교

동아일보 입력 2010-07-24 03:00수정 2010-07-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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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 비호한다 억지 부리며 전쟁 일으키려해”
베네수엘라가 콜롬비아와 외교 단절을 선언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국영TV 연설에서 베네수엘라가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에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는 콜롬비아 측의 주장을 부인하며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이 전쟁을 일으키려고 이런 주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AP, AFP통신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지금 이 순간부터 콜롬비아와의 모든 관계를 단절했음을 밝힌다”며 “앞날은 매우 위험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차베스 대통령 연설 직후 베네수엘라 정부는 자국 내 콜롬비아 외교관들에게 ‘72시간 내 철수’를 통보했고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 있는 베네수엘라대사관도 곧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의 외교 단절 선언은 콜롬비아가 공개적으로 베네수엘라를 ‘반군 게릴라 비호 세력’으로 비난한 데 따른 것이다. 루이스 알폰소 오요스 미주기구(OAS) 콜롬비아대사는 22일 미국 워싱턴에서 차베스 대통령을 ‘독재자’로 부르며 “반군 게릴라 1500명이 베네수엘라에 숨어 지낸다”고 주장했다. 반군 지도자 사진과 반군 캠프 지도 등을 증거자료로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주 우리베 대통령도 “베네수엘라에 숨은 반군 게릴라들은 우리를 향해 테러 공격을 꾸미고 있다”며 베네수엘라를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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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비난이 연일 쏟아지자 베네수엘라는 16일 콜롬비아 내 자국 대사를 전격 소환했으며 콜롬비아도 21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자국 대사를 불러들였다. 그러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날 베네수엘라는 최대 경계태세를 발령하고 2300km에 달하는 콜롬비아와의 국경에 군대를 배치했지만 콜롬비아는 국경에 군대를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FP는 이번 사태가 앙숙으로 지내 온 두 나라 정상 간의 반감과 혐오감 탓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 2월 말 리우회담 정상 만찬 때 두 정상은 욕설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냈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무역제재가 불만이었던 우리베 대통령은 차베스 대통령을 향해 “모욕을 하려면 남자답게 마주보고 하라”고 말했고 차베스 대통령은 “지옥에나 가라”며 격분했다. 열흘 뒤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페인 법원의 공소장을 근거로 차베스 정부가 2003년 우리베 대통령 암살 계획에 개입한 혐의를 포착했다고 전했다.

유엔과 브라질 등 국제사회는 양국 간 외교 단절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남미대륙 12개국 간 정치기구인 남미국가연합은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한 중재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아르헨티나 국영 텔람통신이 22일 전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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