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 “대기업, 이렇게 고이자 받아서야”

동아일보 입력 2010-07-22 16:07수정 2010-07-2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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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곡동 미소금융 지점 방문..`일일상담사' 변신"사채하고 똑같지 않나..대기업, 사회적 책임 느껴야"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까치산 시장에 위치한 '포스코 미소금융 지점'을 찾았다.

신용이 낮은 서민들에게 무담보 소액 대출을 해주는 '미소금융' 제도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형 금융기관들의 '고리 대출' 관행을 비판하는 한편 대기업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식을 갖고 미소금융 제도의 착근과 발전에 노력해줄 것을 주문했다.

또 이날 대출을 신청하러 온 한 여성을 맞아 서류까지 들춰보면서 꼼꼼히 상담을 해주는 등 '일일 대출상담사'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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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진동수 금융위원장, 김승유 미소금융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옷가게를 운영한다는 정모 씨(42·여)를 상담하던 도중 정 씨의 대출 관련 서류에서 모 캐피탈 회사의 대출 기록을 발견한 뒤 배석자들에게 이자율을 물었다.

이 대통령은 이자율이 40~50%라는 답변을 듣자 "사채(이자)하고 똑같지 않느냐"면서 "이 사람들이 구두 팔아 40% 넘는 이자를 어떻게 갚느냐. 일수 이자보다 더 비싸게 받아서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또 "큰 재벌에서 일수 이자 받듯 이렇게 받는 것은 사회정의상 안 맞지 않느냐"면서 "이렇게 높은 이자를 받고 캐피탈이 돈을 빌려준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 내가 현장을 제대로 몰랐다는 것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정 씨에게 "(대출받은 캐피탈이 소속된) 이 그룹이 미소금융도 하지 않느냐. 이 그룹에 가서 미소금융에서 돈을 빌려서 이 그룹 소속 캐피탈에 갚은 걸로 해보라"고 조언했다.

그러자 정 씨는 "아! 그렇게 하면 되겠네요"라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대기업이 하는 캐피탈이 이렇게 이자를 많이 받으면 나쁘다고 본다"면서 "(은행)대출 못 받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이자를 이렇게 많이 받으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옆에 있던 정준양 포스코 회장을 보면서 "(미소금융이) 대기업이 하는 일중에 작은 일이어서 소홀히 할 수 있다"면서 "대기업들이 애정을 갖고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도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인식만 하면 미소금융이 참 잘 될 것"이라며 "대기업들도 (정부가) 하라고 하니까 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대통령이 중산층 서민층과의 소통과 지원책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 대기업들도 앞장서 미소금융을 더 열심히 하겠다"며 "미소금융이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도록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오찬 장소인 칼국숫집까지 이동하면서 시장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다. 상인들과 사진을 찍거나 만두와 수박을 사서 맛을 보기도 했다.

상인들은 대부분 "와 줘서 감사하다"며 환영하는 분위기였고 이 대통령은 오찬장까지 200m 거리를 이동하는 데 40분이 걸렸다.

이 대통령은 미소금융 수혜자 3명을 포함한 시장 상인들과 콩국수로 오찬을 함께 하면서 재래시장의 주차장 및 화장실 확대 설치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에는 지역구 의원인 한나라당 친박계 구상찬 의원도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청와대 참모진 개편 이후 이 대통령이 처음 갖는 민생 현장 방문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민생 챙기기 행보를 본격화하고 나선 셈이다.

특히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하반기 국정운영의 초점은 친서민 정책에 더욱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행사가 끝난 뒤 홍상표 홍보수석을 비롯한 수행 참모들에게 "서민을 위한다는 것은 형식에 치우치지 말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인터넷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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