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이 낮은 서민들에게 무담보 소액 대출을 해주는 '미소금융' 제도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형 금융기관들의 '고리 대출' 관행을 비판하는 한편 대기업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식을 갖고 미소금융 제도의 착근과 발전에 노력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진동수 금융위원장, 김승유 미소금융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옷가게를 운영한다는 정모 씨(42·여)를 상담하던 도중 정 씨의 대출 관련 서류에서 모 캐피탈 회사의 대출 기록을 발견한 뒤 배석자들에게 이자율을 물었다.
이 대통령은 이자율이 40~50%라는 답변을 듣자 "사채(이자)하고 똑같지 않느냐"면서 "이 사람들이 구두 팔아 40% 넘는 이자를 어떻게 갚느냐. 일수 이자보다 더 비싸게 받아서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또 "큰 재벌에서 일수 이자 받듯 이렇게 받는 것은 사회정의상 안 맞지 않느냐"면서 "이렇게 높은 이자를 받고 캐피탈이 돈을 빌려준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 내가 현장을 제대로 몰랐다는 것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정 씨에게 "(대출받은 캐피탈이 소속된) 이 그룹이 미소금융도 하지 않느냐. 이 그룹에 가서 미소금융에서 돈을 빌려서 이 그룹 소속 캐피탈에 갚은 걸로 해보라"고 조언했다.
그러자 정 씨는 "아! 그렇게 하면 되겠네요"라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대기업이 하는 캐피탈이 이렇게 이자를 많이 받으면 나쁘다고 본다"면서 "(은행)대출 못 받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이자를 이렇게 많이 받으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옆에 있던 정준양 포스코 회장을 보면서 "(미소금융이) 대기업이 하는 일중에 작은 일이어서 소홀히 할 수 있다"면서 "대기업들이 애정을 갖고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도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인식만 하면 미소금융이 참 잘 될 것"이라며 "대기업들도 (정부가) 하라고 하니까 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대통령이 중산층 서민층과의 소통과 지원책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 대기업들도 앞장서 미소금융을 더 열심히 하겠다"며 "미소금융이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도록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오찬 장소인 칼국숫집까지 이동하면서 시장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다. 상인들과 사진을 찍거나 만두와 수박을 사서 맛을 보기도 했다.
상인들은 대부분 "와 줘서 감사하다"며 환영하는 분위기였고 이 대통령은 오찬장까지 200m 거리를 이동하는 데 40분이 걸렸다.
이 대통령은 미소금융 수혜자 3명을 포함한 시장 상인들과 콩국수로 오찬을 함께 하면서 재래시장의 주차장 및 화장실 확대 설치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에는 지역구 의원인 한나라당 친박계 구상찬 의원도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청와대 참모진 개편 이후 이 대통령이 처음 갖는 민생 현장 방문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민생 챙기기 행보를 본격화하고 나선 셈이다.
특히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하반기 국정운영의 초점은 친서민 정책에 더욱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행사가 끝난 뒤 홍상표 홍보수석을 비롯한 수행 참모들에게 "서민을 위한다는 것은 형식에 치우치지 말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인터넷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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