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김하늘 “민낯이 부담스러웠냐고요?”

동아일보 입력 2010-07-23 03:00수정 2010-07-23 03: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로드넘버원’ 日수출 이어 아시아 팬미팅 준비
▲ 김하늘은 시골여행을 좋아한다고 했다. 사람들이 알아보지 않느냐고 묻자 “모자 쓰고 추리닝 입고 식구들과 뭉쳐 다니면 전혀 튀지 않아 못 알아본다”며 재밌다는 표정을 지었다. 박영대 기자
“장우를 보면 지금도 떨려요.”

김하늘(32)은 아직까지 수연이었다. MBC ‘로드넘버원’은 사전 제작 드라마여서 지난달 중순 이미 촬영이 끝났다. 하지만 열렬 팬들처럼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TV 모니터 앞에 앉아 ‘본방 사수’한다는 김하늘은 “드라마에서 장우가 수연이를 향해 달려오는 장면을 보면 아직도 가슴이 울컥한다”며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는 수연이로 살 것 같다”고 했다.

로드넘버원에서 김하늘은 환자를 위해서라면 이념도 버릴 수 있는 의사 김수연으로 나온다. 타고난 군인 소지섭(이장우 역)과 육사 출신 엘리트 장교 윤계상(신태호)과는 삼각관계를 이룬다. 드라마 배경이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인 탓에 그는 촬영기간 내내 민낯에 무명저고리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서야 했다.

“민낯은 개의치 않았어요. 딱 하나 부담스러웠던 것은 아이라이너를 그리지 않았다는 거예요. 사실 방송에서 메이크업 안 했다고 해도 아이라이너는 그리거든요. 저도 데뷔한 뒤로 아이라이너를 그리지 않은 적이 없어요. 이제는 문신 같은 아이라이너를 그리지 않으려니 화면에 내 눈이 어떻게 보일까 걱정스러웠죠.”

주요기사
그는 수연을 설명할 때마다 ‘크고 당당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수연이를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여서 촬영할 때마다 힘들었어요. 한 장면 한 장면 쉽게 넘어간 적이 없어요. 제가 수연이로 분장하고 촬영 현장에 섰을 때는 수연이 역할을 버티어내는 것 자체가 저와의 싸움이었습니다.”

김하늘은 눈밭에서 구르고 시체 사이를 헤집어 미숫가루를 찾아 먹는 것보다 “내면의 폭이 넓고 깊은 수연이를 표현하는 것이 더 힘들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고생한 만큼 보람도 컸나 보다. 그는 “수연이를 해내고 나니 앞으로 어떤 역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수연이가 내 연기인생에 어떤 영향을 줄지 벌써 기대된다”고 말했다.

로드넘버원은 기획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지만 총 20부작 가운데 10회까지 방영된 현재 시청률 성적은 경쟁작보다 못하다.

“고생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최선을 다했기에 아쉬워요.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전율이 TV로 그대로 전해지더군요. 주연배우부터 단역까지 출연진 모두 멋졌어요. 그만큼 열정적으로 연기한 드라마라 박수 받고 싶은 마음은 크죠.”

관전 포인트를 꼽아달라는 주문에는 잠시 주저했다.

“사실 드라마는 ‘쟤들 질투하네’ ‘사랑하네’ 그런게 딱 보여야 하는데 우리 드라마는 전쟁 중이니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똑같아 보일 수 있어요. 그래서 관전 포인트보다는 그냥 쭉 보셨으면 좋겠네요.”

인터뷰 자리에 함께한 소속사 제이원플러스의 김효진 대표는 “김하늘의 올해 목표가 한류스타로 자리잡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하늘이 주연한 드라마 ‘90일 사랑할 시간’ ‘온에어’, 영화 ‘7급 공무원’ 등이 아시아로 수출되면서 베트남 싱가포르 대만 일본 등지에서 그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로드넘버원의 경우 제작이 끝나기도 전에 일본 미디어 그룹 하쿠호도 미디어 파트너스에 판매됐다. 김하늘은 최근 일본에서 팬 미팅을 했으며 아시아 투어도 준비하고 있다. 고교 시절 ‘장래 희망’란에 ‘현모양처’라고 적어 넣었던 배우 김하늘. 서른을 넘긴 그는 “나이 들어가는 것이 여자 김하늘에게는 두려운 일이지만 배우 김하늘에게는 행복”이라고 했다. 나이가 들면서 배우로서 선택할 수 있는 작품이 더 많아지는 것 같아 행복하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엔 무얼 잘하는지, 좋아하는지도 몰랐어요. 지금은 연기할 때 가장 행복해요. 제가 13년간 배우의 길을 잘 걸어온 만큼 작품 선택의 폭도 넓어지는 것 같고요. 그래서 앞으로 제가 어떤 작품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지 저도 궁금합니다.”

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