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지명훈]충남도 ‘그들만의 리그’, 이러고도 소통될까

동아일보 입력 2010-07-21 03:00수정 2010-07-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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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0 세계대백제전 종합 보고회’.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대백제전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이 자리에 노무현 정부 인사인 김명곤 전 문화관광부 장관과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대백제전 개·폐막식 총감독으로 임명된 김 전 장관은 “재현된 백제 왕궁에서 열리는 개막식은 제천의식으로 장중하고 위엄 있게 진행하고 폐막식은 즐겁게 참여하는 한마당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보고회 직후 기자실에 내려와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당부로 총감독을 맡았다”고 말했다.

유 전 청장은 “대백제전 때 백제금동대향로에 실제로 향을 피우면 좋은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역사와 문화재 전문가인 유 전 청장을 모셔서 고견을 듣는 것이 좋겠다는 안 지사의 권유가 있었다”고 전했다.

김 전 장관과 유 전 청장 같은 전문가들이 대백제전에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행사가 풍성하고 격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하지만 안 지사가 노무현 정부 인사를 대거 도지사 참모로 포진시켜 ‘코드 인사’ 논란이 벌어진 탓인지 이들의 방문도 예사롭지 않게 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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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지사는 취임 직후 김종민 전 청와대 대변인을 정무부지사로, 조승래 및 오인환 전 청와대 행정관을 각각 비서실장 및 비서관으로 앉혔다. 충남발전연구원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이규방 전 국토연구원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 등을 지냈다. 이들의 고향은 모두 안 지사와 같은 논산이다. ‘지연(地緣) 인사’ 논란에 대해 김 부지사는 “청와대에서는 (정부 요직 인사에서) 지역 편중 문제에 신경을 많이 썼지만 충남에서 시군을 구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해명해 논란을 부추겼다.

보고회에 앞서 이날 오전 충남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첫 ‘직원과의 대화’에서 안 지사는 “민선 5기 충남도정의 구호는 ‘민주주의적인 변화’, 핵심은 ‘대화’와 ‘소통’”이라며 취임 초부터 강조해온 소통을 재차 강조했다. 충남도 간부회의는 이미 소통을 위해 토론방식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충남도가 마치 ‘노무현 청와대’를 옮겨놓은 듯한 인상을 주면서 오히려 ‘소통’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소통의 출발은 토론의 활성화만 강조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이념이나 정치적 성향이 다르더라도 능력이 있는 경우 도정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충남도민들이 ‘그들만의 리그’로 오해하지 않아야 참여도 소통도 가능하다. ―대전에서

지명훈 사회부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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