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945>興滅國하며 繼絶世하며 擧逸民하신대

동아일보 입력 2010-07-21 03:00수정 2010-07-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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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堯曰’편의 제1장으로 지난 호에 이어진다. 여기서는 주나라 武王의 초기 政事를 서술함으로써 정치의 요체를 말하고 있다.

興滅國은 멸망한 나라의 자손을 찾아내어 後裔(후예)로서 부흥시켜 줌을 말한다. 繼絶世는 本宗의 자손이 끊어진 집안을 부흥시켜줌을 말한다. 逸民은 은둔해 있는 어진 사람을 말한다. 歸心은 진심으로 歸依(귀의)함이다.焉은 종결사이면서 ‘∼에로’의 뜻을 포함한다.

멸망한 나라를 일으켜주고 끊어진 대를 이어주었다는 것은 무왕이 상(은)나라를 이기고 수레에서 내리기 전에 黃帝, 堯(요), 舜(순)의 후손을 封(봉)하고 수레에서 내린 후 夏나라와 商나라의 후손을 봉한 것을 말한다. 숨은 사람을 등용했다는 것은 갇혀 있던 箕子(기자)를 석방하고 商容(상용)의 마을에 경의를 표해 그 지위를 회복해준 일을 말한다. 주자는, 이 세 가지는 모든 사람이 원하던 바이기에 민심이 무왕에게 돌아왔다고 풀이했다.

고려 말인 1374년 9월에 공민왕이 시해되고 우왕이 즉위한 후, 목은 이색은 죽은 충숙왕의 부인으로서 82세의 고령이던 왕대비를 대신하여 명나라 측에 우왕의 즉위를 인정해 달라고 압박하는 陳情表(진정표)를 작성했다. 국가의 위세를 보존하기 위해 고심했던 뜻이 다음 표현 속에 잘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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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한 나라를 다시 일으켜 주고 끊어진 세대를 이어 주는 것이야말로 성인의 위대한 政事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본국의 경우는 아직 나라가 멸망하지도 않았고 세대가 아직 끊어지지도 않았음에야 더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곧 ‘堯曰’편의 이 구절을 이용해서 우왕의 지위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려는 뜻을 전달한 것이다. 고전을 외교문서에 활용한 방식이 정말로 탁월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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