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춘근]당신 마음에 삼각대를

동아일보 입력 2010-07-17 03:00수정 2010-07-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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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교에서 13명의 사망자와 11명의 부상자를 낳은 참담하고 안타까운 대형 교통사고가 있었다. 2006년 서해대교에서 29중 연쇄추돌로 12명이 사망하고 46명이 부상한 참혹한 사고가 기억에서 채 잊혀지기 전이다.

일순간에 발생하여 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만큼 사회에 미친 파장과 국민이 느낀 충격의 정도는 매우 심각했다. 이번 사건을 받아들이는 이들의 시각을 크게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첫째, 사고원인을 제공한 고장차량 운전자와 사고 당사자인 버스 운전자의 행동뿐만 아니라 인격적인 부분까지 신랄하게 비판하며 자신의 일처럼 흥분하는 유형. 둘째, 미흡하고 부주의한 운전자의 행동에 문제점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운전습관을 되돌아볼 때 강하게 비난하지는 못하겠다는 양심적인 유형. 마지막으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기 때문에 사고 가해자나 피해자나 그저 운이 없었을 뿐이라고 평하는 무감한 유형이다.

필자가 접한 이들은 주로 두 번째 유형이 많았다. 유형을 구분해 보았지만 사실상 대다수가 안전삼각대를 설치하지 않거나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행위에 대하여 경미한 위반 내지는 실수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통안전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정체상황에 놓인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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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 난폭운전이든 안전거리 미확보든 모두 도로교통법상에 규정된 금기사항이다. 하지만 행위의 중대성이나 위험성을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므로 가장 기본이 되는 운전자의 법규준수 의식이 가슴속에 좀처럼 뿌리내리지 못했다. 법을 준수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행한 행동에 대해 관용을 베풀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는 과학이론을 잘 알고 있다.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돌풍을 발생시키듯이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경우를 설명하는 이론이다. 인천대교 참사는 나비효과를 떠올리게 한다. 운전자의 안이한 행동이 도로안전 관리의 부실 등 주변의 여러 요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24명의 행복을 일순간에 앗아가는 예상치 못한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다면 누구든 사고 당사자가 될 수 있었던 상황인 만큼, 남의 일처럼 여기면 곤란하다. 우리 자신의 운전습관이나 태도를 되돌아보면서 이번 사고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다시는 안타까운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교통안전. 이제는 기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운전자는 차량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고 도로상에서 주어지는 의무와 책임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정부 역시 국민의 자발적 실천을 이끌어내기 위해 교통안전에 대한 홍보와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교통안전 교육에 아낌없는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제는 앞서 언급한 나비효과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하여야 할 때가 됐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교통안전을 위한 작은 실천의 날갯짓이 교통사고 제로(zero)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분명히 현실화할 수 있다. 마음먹은 대로 실천만 하면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우리의 국민성은 나비효과를 실현하는 데 분명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춘근 손해보험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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