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시려는’ 전경련과 ‘피하려는’ 기업 간의 판이한 속내는 15일 전경련 회장단 만찬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초청으로 2004년 10월 이후 처음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 모인 15명의 부회장단은 만장일치로 이 회장에게 전경련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예스(Yes)도 노(No)도 하지 않고’ 미소만 띤 이 회장의 의중을 전경련은 ‘신중한 검토’로, 삼성은 ‘거절’로 풀이했다. 삼성그룹 측은 만찬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정중하게 거절의 뜻을 밝힌 것”이라고 못 박았다.
전경련 회장 선임이 난항을 겪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경련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일고 있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 부회장은 “내년에 전경련이 50주년을 맞는 데다 초대 전경련 회장이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인 점을 감안하면 이 회장께서 나서줘야 한다는 게 부회장단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고질적인 회장 선임의 몸살을 끊으려면 전경련의 역할과 위상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계에서는 최근 전경련이 일자리 창출 등 정부의 입맛에 맞는 일에만 너무 치우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경련 내부에서도 회원사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한다거나 여전히 이익단체의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자성론이 커지고 있다. 일부 총수가 모임에 불참하는 이유도 전경련의 역할 문제 때문이라는 점을 전경련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김희균 산업부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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