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서 와 감탄하는 고등과학원 국내선 어? 몰라주는 현실 바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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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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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김두철 원장

“외국에서 석학들은 ‘아∼ 고등과학원!’이라며 알아줍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어? 고등과학원?’이라는 반응을 보입니다. 제가 앞으로 3년간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7일 서울 동대문구 고등과학원에서 김두철 원장(62·사진)을 만났다. 고등과학원장으로 취임한 지 꼭 일주일 되는 날이다. 김 원장은 ‘대중에게 다가가는 고등과학원’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기초과학 연구뿐 아니라 모두가 인정하는 연구기관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고등과학원에는 수학부, 물리학부, 계산과학부 등 세 개뿐이다. 학부생 없이 소수정예의 교수들과 박사후연구원으로 구성된다. 고등과학원을 찾는 외국 연구자가 한 해 평균 200여 명이며 국제 학술행사만 한 달에 4차례가량 열리는 전문학술기관이다. 김 원장은 “고등과학원이 기초과학 연구기관인 탓(?)에 학계에서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지만 대중에게는 존재감이 없다”며 “사회공헌 프로그램 등을 늘려 기초과학의 매력과 감동을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본연의 업무를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김 원장은 “둘째 아들이 구글 본사 인턴사원으로 채용됐는데, 며칠 동안 인터넷으로 시험을 보고 미국에서 직접 인터뷰까지 하는 등 까다로웠다”며 “고등과학원도 공들여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를 데려오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고등과학원 연구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국제자문위원회를 신설한다. 그는 “미국수학회장 등 세계적인 석학 10여 명을 초빙해 내년 초 첫 회의를 열 예정”이라며 “위원회의 조언이 연구진에게 긍정적인 자극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원장은 “평소 ‘잔소리’가 심한 편이지만 연구에 관해서는 일절 간섭하지 않고 창의적이고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며 “건물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불쑥불쑥 나올 수 있도록 새로운 연구 공간을 마련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31일 33년간 몸담았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에서 명예퇴직하는 김 원장은 “고등과학원을 잘 운영해 한국 기초과학의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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