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명 전원 美명문대 진학’ 대원외고 유학반 2004년 졸업생 지금은…

동아일보 입력 2010-07-16 03:00수정 2010-07-1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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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은 컴백… 5명만 현지취업
美대학원 진학-준비 등 23명
김모 씨(25)는 늘 우등생이었다. 중학교 3년 동안 전교 1등을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수재’들이 모인다는 대원외국어고에서도 줄곧 선두권이었다.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과 토플 시험에서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내고, 미국 10위권 내에 들어가는 동부지역의 한 명문대에 당당히 합격했다. 이후 미국에서 학교 수업은 물론 봉사활동과 동아리 일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 ‘단내 나는’ 대학 4년을 보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교문을 벗어나 접한 미국 사회는 잔인했다. 꿈꿔 왔던 현지 취업은 비자에 발목이 잡혔다. 한국으로 돌아오자니 ‘고작 국내에서 취업하려고 유학까지 갔다 왔느냐’고 수군거릴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다. “고교 땐 대학 이름만 신경 썼지, 졸업 이후 삶에 대해 고민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허탈합니다.” 김 씨는 최근 귀국해 대학원 진학을 알아보고 있다.

미국 명문대에 진학한 대원외고 출신 유학생 가운데 적지 않은 학생들이 현지 학부 졸업 후 한국으로 ‘U턴’한 것으로 밝혀졌다. 동아일보가 2004년 대원외고 해외유학반(SAP)을 졸업한 61명 중 연락이 닿은 50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20명이 귀국해 국내 기업에 취업하거나 대학원 진학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인 대원외고 SAP 2004년 졸업반은 61명 전원이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미국 명문대에 합격해 화제가 됐었다.

귀국한 20명 중 11명은 국내 대기업이나 국내 소재 외국기업에 취업했거나 인턴 과정을 밟고 있었고, 7명은 대학원에 진학했거나 국내 의학전문대학원 또는 미국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머지 2명은 군복무 중이었다. 대학 졸업 후 미국에 남아 현지 대학원에 진학한 사람은 13명,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은 4명이었다. 6명은 군 복무 등으로 아직 학부생이다. 졸업 후 현지 취업에 성공한 사람은 미국 투자은행 본사에 합격한 김모 씨(25·여) 등 5명에 불과했다. 2명은 미국투자회사의 일본지점과 홍콩지점에서 일하고 있었다.

유학전문기업인 유학닷컴 관계자는 “최근 미국에도 일자리가 거의 없다 보니 유학생들이 현지인들과 경쟁해 취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미교육연맹 박재현 이사장은 “미국 명문대를 졸업하면 힘들이지 않고 취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며 “구체적인 취업 목표와 실행계획이 없으면 대학원을 마치더라도 현지 취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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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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