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경제해법 SOS”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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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재계-학계 “일자리 파괴” 정책비판… 버핏-클린턴 등 만나 조언 구해

미국 재계와 학계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사진)의 경제정책을 맹렬하게 공격하고 나섰다. 난처해진 오바마 대통령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등에게 경제해법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는 상황.

14일(현지 시간) 미국 재계를 대표하는 미 상공회의소는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일자리 파괴’ 정책이라며 신랄히 비판하고 나섰다. 상의는 이날 대통령과 의회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재계를 비방하는 한편 정부 지출 확대, 세금 인상, 대규모 재정적자, 일자리를 파괴하는 규제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머스 도너휴 회장은 이날 일자리 창출을 주제로 마련한 콘퍼런스에서 “대통령의 경제정책에는 기업을 위한 것이 없고 각종 규제로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고 있다”며 “고용창출의 숨통을 조이는 규제들을 즉각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 교수도 이날 블룸버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성장 속도를 끌어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국민에게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며 대통령을 압박하고 나섰다. 그는 “현재 빚을 안고 있는 가계나 주정부, 지방정부 등을 지원하지 않으면 소비가 줄고 교육 치안 같은 공공서비스 지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연방정부 차원의 재정 부양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앨런 멜처 카네기멜런대 경제학 교수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왜 오바마노믹스는 실패했는가’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정부의 각종 경제정책이 기업투자와 경제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수하면서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섰지만 고용 사정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고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더블딥’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민이 깊어진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경제 ‘현인’들을 잇달아 만나 조언을 구하고 있다.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버핏 회장과 단독으로 만나 성장 촉진 및 고용 창출 문제를 얘기했다고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기브스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면담이 버핏 회장의 요청으로 이뤄졌다면서 “두 사람이 상당 시간 경제 문제를 얘기했다”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대선 때 오바마 대통령의 자문역을 맡았었다.

버핏 회장과의 만남 후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브라이언 모이니핸 최고경영자(CEO)와 하니웰인터내셔널의 데이비드 코트 회장 등을 비롯한 대기업 경영자들과도 회동했다. 또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고용창출과 투자유치, 클린에너지 산업 진흥 등을 주제로 열린 회의에서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초청해 만나기도 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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