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요즘 파닭-마늘치킨 모르면 당신은…

동아일보 입력 2010-07-16 03:00수정 2010-07-1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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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느끼한 맛으로 인기몰이
‘프라이드’ 여전히 절대강자
올해 치킨 시장에는 알싸한 파 내음이 진동한다. 파채를 얹은 ‘파닭’은 닭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선호한다. 네네치킨의 ‘오리엔탈 파닭’. 사진 제공 네네치킨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12일 막을 내렸다. 지난달 신한카드 조사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경기가 열린 날 가장 많이 팔린 간식은 치킨이었다. 치킨은 ‘단짝’ 맥주와 함께 한국전 응원의 동반자였던 셈이다.

치킨 가맹점의 매출은 그리스전이 열린 6월 12일은 평소보다 76% 증가했고 나이지리아와 붙은 6월 17일에는 125% 늘어났다. 핫썬치킨 신촌점 윤공선 점장(50)은 “하루에 보통 80∼90마리가 팔리는데 월드컵 기간에는 평소 매출보다 1.5배가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굽네치킨 창천연대점 이문학 점장(50)은 “늦게 배달한다는 고객 불만이 이제 가장 무섭다”고 했다. 치킨집이 밀집한 서울 신촌 일대를 찾아 치킨의 세계를 알아봤다.

○ 절대강자 ‘프라이드’

각종 양념치킨, 간장치킨, 마늘치킨, 오븐구이 등 신제품이 쏟아지는 치킨 시장에서 프라이드치킨은 굳건하게 ‘왕좌’를 지키고 있었다. 취재팀이 조사한 6곳의 신촌 치킨집 대부분에서 프라이드치킨이 양념치킨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었다. 치킨집 주인들은 6 대 4, 7 대 3 정도로 프라이드치킨이 더 많이 팔린다고 답했다. 신촌에서 만난 10∼40대 손님 가운데 프라이드치킨 선호도는 10대에서 가장 높았다. 안성숙 씨(30)는 “질리지 않는 맛이라 프라이드치킨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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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페리카나치킨을 시작으로 새콤달콤한 양념치킨이 1990년대 말까지 성행했다. 그러다 교촌치킨과 찜닭이 등장하면서 간장소스치킨의 시대가 도래했다. 하지만 찜닭은 맛의 일관성을 지키지 못해 내리막길을 걸었고, 2000년대 초부터 불닭이 손님을 끌었으나 이제는 또 시들해졌다.

매운 양념치킨을 찾는 손님 가운데는 여성이 많다. 한 업주는 “남성들이 술과 담배로 스트레스를 푼다면 여성들은 매운 것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훌랄라 참숯바비큐 신촌연대점 서영호 점장(43)은 “매운맛인 참숯 핫 바비큐는 여성들이 특히 선호한다”고 말했다. 핫썬치킨의 윤 점장도 “여성 고객들이 매운맛 치킨을 더 많이 찾는다”고 했다.

○ 떠오르는 파, 마늘과 우리쌀

매콤달콤한 조청소스와 견과류를 버무린 BHC치킨의 순살강정치킨. 사진 제공 BHC치킨
프라이드치킨이라는 전통의 강자를 제쳐두면 최근 치킨 트렌드는 한국적 재료를 듬뿍 쓴 파닭과 마늘치킨이 주도하고 있다. 파와 마늘은 알싸한 맛이 닭튀김을 덜 기름지게 느끼도록 해줘 중년 남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파닭은 프라이드치킨에 파 채를 얹어서 소스와 함께 먹는 것이고 마늘치킨은 프라이드치킨에 굵게 다진 마늘을 버무린 것이다. 업체마다 숙성마늘, 구운마늘, 생마늘 등 다양한 마늘을 쓰고 있다. 조영웅 씨(44)는 “느끼하지 않아서 마늘치킨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네네치킨 김현희 홍보팀장은 “지난해 7월 첫선을 보인 ‘오리엔탈 파닭’은 6개월 만에 100만 고객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면서 “약간 매운 듯하면서 코를 자극하는 파와 닭이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참살이(웰빙)와 ‘우리쌀’이라는 유행 키워드를 반영한 제품도 눈길을 끈다. BHC치킨은 기존 프라이드치킨과 차별화하기 위해 ‘우리쌀 순살치킨’을 지난달 내놨다. KFC는 브랜드 최초로 양념치킨을 7, 8월 한정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KFC는 그동안 프라이드치킨만 판매했는데 여름동안 양념치킨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살펴본 뒤 상시 판매할 것인지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새로 나온 ‘소이 시즈닝 치킨’은 튀김옷에 쌀가루를 사용했으며 간장 소스와 발사믹 소스를 가미해 새콤한 맛을 살렸다.

○ 치킨 CF, 아이돌의 격전지

KFC가 최초로 선보인 양념치킨인 소이 시즈닝 치킨. 사진 제공 KFC
치킨 프랜차이즈 산업은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데다 값싸고 술안주로 만만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품목이라 경쟁이 치열하다. 경쟁이 가열되면서 치킨 CF도 아이돌 그룹이 ‘접수’했다.

BHC치킨은 그룹 ‘2AM’을, 네네치킨은 ‘티아라’와 개그맨 유재석을 모델로 쓴다. BBQ치킨은 배우 신세경과 ‘비스트’, 굽네치킨은 ‘소녀시대’, 교촌치킨은 ‘슈퍼주니어’, 핫썬치킨은 가수 김현중, 다사랑치킨은 ‘포미닛’을 내세웠다. 하지만 신촌에서 만난 10∼40대 소비자 11명 가운데 모델을 보고 치킨을 고른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맛이 승부를 좌우하는 셈이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이미하 인턴기자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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