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 G20 성공 긴밀 협력할 것”

동아일보 입력 2010-07-14 03:00수정 2010-10-11 18:43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바람직한 한일관계
양국이 미래지향적 亞선도
경제자유화협정 체결 시급

■ 대북문제 대처방안
2002년 북-일 평양선언 따라
과거청산→국교정상화 도모

■ 외국인 참정권 문제
다문화 공생의 관점서 추진
정부보다 국회서 논의해야
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상은 13일 본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일 강제병합과 관련해 “아픔을 느끼는 피해자의 심정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일본 외상은 13일 인터뷰에서 “한일관계는 사상 최고라고 할 정도로 좋다”며 “11월에 한국과 일본에서 잇달아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자”고 말했다. 그는 정치 경제 안보 과거사를 포함한 한일관계 전반과 북한 문제, 외국인 참정권 등에 대해 소상하게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오카다 외상은 올해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이라는 민감성과 참의원 선거의 영향 등을 의식한 듯 직접 인터뷰보다는 서면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했다.》

■ 오카다 가쓰야 日외상 서면 인터뷰

―외상으로서 현재의 한일관계를 어떻게 평가하나. 바람직한 한일관계는 어떠해야 한다고 보는가.

“한국은 일본에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다. 지금 한일관계는 사상 최고라고 할 정도로 지극히 좋다. 한일관계는 지난해 일본의 정권교체 후 서로의 노력으로 더욱 강화됐다고 본다. 자유민주주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한일 양국이 앞으로도 미래지향적으로 아시아를 선도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주요기사
―경제 분야에서도 한일관계는 더욱 깊어지고 있지만, 한일 자유무역 협상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일본과 한국은 하나의 시장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는 서로에게 큰 이익이 되는 것이다. 한국 상품이 일본 시장에 깊숙이 스며드는 동시에 많은 일본 기업도 한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한일 경제자유화협정(EPA)을 조기에 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5월 말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교섭 재개를 향한 고위급의 사전협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정치적 사안도 고려하면서 사전협의를 조기에 개최하고 싶다.”

EPA는 전면적인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의 해소를 추구하는 자유무역협정(FTA)보다 약간 낮은 단계의 무역자유화 협정이지만 내용은 비슷하다. 일본은 2014년 초까지 한국과 EPA를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보는가. 북한과의 국교정상화와 납치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방침을 갖고 있는가. 과거 자민당 정권과의 차이는 무엇인가.

“(2002년의) 일-북 평양선언에 따라 납치와 핵, 미사일 등의 모든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한 다음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일-북 국교정상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 이 점에서는 민주당 정권이 과거 자민당 정권의 정책과 큰 차이가 없다. 북한의 구체적 행동을 끌어내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에 따른 조치를 착실하게 실시하면서 관련 국가와의 연계활동에 최대한 힘을 쏟겠다.”

북-일 평양선언이란 2002년 9월 방북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서명한 것으로 △국교정상화를 위한 교섭 재개 △교섭 과정에서 납치 문제 진전 △국교정상화 후 일본의 대북 경제지원 등을 담고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는 지난해 11월 총리 관저에서 주일대사를 지낸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를 만나 “북한이 평양선언을 위반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양선언을 얘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오카다 외상은 평양선언의 기본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해 주목된다.

―최근 아사히신문과 동아일보가 양국에서 공동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일 양국민은 서로를 친밀하게 느끼고는 있지만 역사 문제에서는 인식차가 작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역사 인식의 차이를 줄이고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어떤 게 필요하다고 보나.

“피해를 준 측과 피해를 본 당사자 사이에는 인식의 차가 존재한다. 일본은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 단계에 머무를 수는 없다. 미래를 향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 양국의 정부 및 민간 레벨에서 확실하게 노력해야 한다.”

아사히신문과 동아일보가 지난달 10일 보도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한국인의 94%가 “역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한 반면 일본인은 39%가 “역사 문제는 해결됐다”고 답했다. 강제병합과 식민지배에 대해서는 한국인의 97%가 “일본의 사죄가 불충분하다”고 했으나 일본인은 39%가 “일본의 사죄는 충분하다”고 응답했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역사를 직시할 뿐 아니라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협력관계를 구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카다 외상의 견해는 무엇인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정부의 공식 담화를 발표할 계획이 있는가.

“2월 11일 한국에서 한일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을 했을 때에도 나의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올해는 한일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해이다. 100년 전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서는 한국민들이 나라를 빼앗기고 민족의 긍지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내가 일본인이라는 점에 긍지를 갖고 있듯이,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나라를 빼앗겨 민족의 자긍심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심정을 잘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은 일본의 영주외국인에 대한 지방참정권 부여 문제에 기대가 크다. 민주당 정권 출범 후 긍정적으로 추진됐지만 아직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고 있다.

“외국인 참정권은 영주외국인에게 일정한 범위의 정치 참여를 인정하는 문제이다. 다문화 공생의 지역사회 만들기와 다양한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인정하는 사회 만들기라는 관점에서 논의되고 있다. 재일 한국인을 포함해 영주권을 가진 외국인 모두에 대해 검토되는 사안이다. 다만 이는 국가제도의 근간에 관련되는 문제이고 여러 가지 의견이 존재하기 때문에 정부가 주도하는 것보다 국회나 정당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 이런 논의가 충분히 숙성되는 것을 기다려 판단해야 할 문제다. 나로서도 노력하고 싶지만, 국회 내의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오카다 외상은 2008년 1월 외국인 참정권 부여를 위한 의원모임을 만들어 회장을 맡기도 했지만 정부의 공식 견해를 대변해야 하는 위치에서의 신중한 태도가 읽혔다.)

■ 대미-대중관계 어떻게
“美와는 동맹 발전, 中과는 전략적 호혜 다질것”


―지난달 출범한 간 내각은 미일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급성장하는 중국도 일본의 국익에 중요하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기본적인 외교 전략은 무엇인가.

“미국과 중국 모두 일본에 중요한 나라다. ‘미국이냐 중국이냐’는 식의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은 일본과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으로, 일미관계와 일중관계는 질적으로 다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의 평화와 번영을 실현해 가는 가운데 일본도 안정과 성장을 추구해 나가는 것이 일본의 국익이다. 일미동맹은 일본의 방위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의 안정과 번영을 지지하는 국제적인 공유자산으로 일본 외교의 기축이다. 일미 안보조약 50주년을 맞은 올해 일미동맹을 21세기에 어울리는 형태로 착실하게 심화 발전시키고 싶다. 중국과는 일중 양국 간의 과제에 대처하는 동시에 기후 변화나 국제경제 등 폭넓은 분야에서의 협력을 통해 ‘전략적 호혜관계’를 더욱 충실하게 해나갈 생각이다.”

간 총리는 취임 직후인 지난달 11일 국회연설에서 “일본은 태평양에 접한 해양국가인 동시에 아시아 국가이다. 일미동맹을 외교의 기축으로 하는 동시에 아시아 제국과의 제휴를 강화하겠다. 일미동맹을 착실하게 심화시키겠다. 중국과는 전략적 호혜관계를 깊게 하겠다”고 말했다. 오카다 외상의 견해도 간 총리 발언의 연장선상에 있다.

―11월에는 G20 정상회의와 APEC 정상회의가 한국과 일본에서 잇달아 열린다. 특히 G20은 신흥국 최초로 한국이 개최한다. 두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한일 양국이 협력할 방안은 무엇인가.

“중요한 두 국제회의가 한국과 일본에서 잇달아 열리는 것은 역사적인 일이다. 한일 양국이 국제사회의 논의를 주도할 절호의 기회이므로 한일의 책임은 무겁다. 두 회의의 성공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 APEC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전략과 관련해 성과를 내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이와 관련해 G20에 있어서의 국제 금융·경제에 관한 논의를 바탕으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및 세계 경제의 성장을 위해 APEC 의장국으로서 지도력을 발휘해 G20 의장국인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고 싶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오카다 가쓰야 日외상은

계파없는 지한파
총리 단골 물망 7선


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상은 경제관료 출신의 7선 의원으로 여론조사에서 늘 총리감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대형 유통업체인 이온그룹 오너 가문의 차남이지만, 돈 있는 티를 내지 않는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오히려 돈 문제에 지나치게 엄격해 인색하다는 평이 나올 정도. 트레이드마크는 ‘원칙’ ‘성실’이다. 불법 정치자금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오카다가 중책을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이유다. 지난해 외상에 취임하자마자 “자민당 정권에서 미국과 밀약을 체결한 것은 국민을 속인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즉각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도 그의 원칙주의를 잘 보여준다.

2004년 민주당 대표에 선출됐으나 이듬해 중의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일본 정치에선 드물게 ‘계파를 만들지도 않고 계파에 속하지도 않는’ 정치인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정권의 세력관계를 그래픽으로 나타낼 때 ‘○○ 그룹’이 여럿 나오는 가운데 유독 그만 ‘따로’ 등장한다. 수십 명의 그룹을 거느리지 않은 ‘단기필마’이지만 그의 이름을 뺄 수 없을 정도로 위상이 높다. 지난해 5월 당 대표 경선에선 당내 최대 지분을 가진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 그룹의 지원을 전혀 못 받아 하토야마 유키오 간사장에게 패했다. 그만큼 오자와 전 간사장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한국에 매우 우호적이다. ‘재일 한국인 등 영주외국인의 법적 지위 향상을 추진하는 의원연맹’ 회장을 맡아 외국인 참정권 부여 활동에 적극 나서기도 했고,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도 줄곧 반대했다. 역사교과서 문제에선 한중일 3국이 공통의 교과서를 만드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2003년 결성한 ‘일한 의원교류위원회’에서 고문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민주당 간사장으로서 정권교체를 위한 총선을 지휘하는 바쁜 와중에 한국 특파원들을 따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질 정도로 한국에 애정이 많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