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나라당 전당대회]“최대과제는 계파화합” 56%… “알면서 싸워 만신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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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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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뽑을 대의원들에게 직접 물어보니

‘갈라진 계파의 골을 메워라.’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할 당 대의원들은 새 지도부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계파 통합’을 꼽았다. 이는 동아일보가 13일 한나라당 전당대회 대의원 137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대의원들이 6·2지방선거 패배 이후 증폭된 여권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을 ‘여권 분열’에서 찾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대의원의 표심이 전당대회 결과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이들의 의견이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계파통합’-‘당정청 관계 재정립’-‘서민 정책 제시’ 순

‘새 지도부의 가장 큰 과제’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6.2%가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계 화합을 들었다. 인천 지역의 신승용 대의원(81)은 “한나라당의 가장 큰 문제가 ‘집안싸움’”이라며 “친이나 친박이나 모두 계파 싸움을 멈춰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하는 바람에 여당이 만신창이가 됐다”고 비판했다. 경북 지역의 40대 기초의원(당연직 대의원)은 “계파 통합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도 “완전한 화합은 어렵지만 서로가 양보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16.8%가 ‘당정청 관계 재정립’을 들었다. 대구의 40대 기초의원은 “한나라당이 자율적으로 일을 추진하는 것이 잘 안 된다”며 “당정 분리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 지도부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16.1%) ‘젊은층과의 소통 강화’(9.5%) 순이었다. 경북 지역 40대 대의원은 “한나라당이 서민과 중산층 위주의 정책을 계속 펴는 것은 좋으나 국민과 소통하는 방식은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충북 출신의 50대 대의원(전국위원)은 “젊은 후보가 젊은 유권자와 소통을 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을 묻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55.5%는 ‘계파 통합’을 꼽았다.

○‘경제 살리기’ 후반기 국정목표 돼야

‘이명박 정부의 후반기 국정 목표’로 ‘경제 살리기’(67.2%)가 가장 많이 나왔다. 이어 4대강 사업(14.6%), 남북관계 개선(10.2%), 복지 강화(7.3%)가 뒤를 이었다. 경기도의 50대 대의원은 “일자리, 경제 믿고 (대선에서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몰표 준 건데 대기업, 수출 빼고 나아진 것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6·2지방선거 패배 이후 증폭된 여권 위기의 가장 큰 원인에 대해서 상당수 대의원은 ‘여권의 분열’(39.4%), ‘지도력 및 정치력 부족’(24.8%) 등 내부에서 원인을 찾았다. 그러나 야당의 무분별한 정치 공세를 탓한 대의원도 16.8%나 됐다. 당 중앙위 소속 조종구 대의원(80)은 “야당은 기득권을 빼앗겼다는 심리가 작용해서인지 반대를 위한 반대를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에 대한 신랄한 비판

당 운영에 대한 대의원들의 비판은 신랄했다. 부산 지역 40대 대의원은 “대통령은 잘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이 대통령을 받쳐주지 못한다”며 “당의 단합이 급선무인데 이게 안 되면 당을 다시 만드는 게 낫다”라고 주장했다. 서울의 50대 대의원은 전당대회 후보들에 대해서 “차기 총선 사전 선거운동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경기도의 50대 대의원도 “열 명이 넘게 (전당대회에) 나온 것도 가관이다”라고 말했다. 전북의 50대 대의원은 “지역이 지역이라 친구들에게 욕만 먹는다”라며 “(당이) 현실적인 정책을 내놓은 게 없다”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박민우 인턴기자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이혜인 인턴기자 서강대 화학과 4학년

조승범 인턴기자 미주리주립대 언론학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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