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국적 길 열렸지만, 大入문은 되레 좁아졌다

동아일보 입력 2010-07-13 03:00수정 2010-07-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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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국적 행사 못해’ 서약에 종전처럼 외국인전형 못봐
대학규정 바뀌지 않아 혼란… 대교협 “대책 마련 나설 것”
국적법 개정으로 내년부터 복수국적 유지가 가능해졌지만 국내 대학에 진학하려는 복수국적 지원자들의 입시전략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그동안 복수국적 지원자들은 한국 대학 진학 시 외국 국적을 이용해 각 대학 외국인전형에 지원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개정 국적법은 복수국적을 유지할 경우 국내에서 외국 국적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외국인’ 신분으로 지원하는 길이 막히게 된 것이다. 2010학년도 재외국민, 외국인 대상 전형(정원외 특별전형) 전체 모집정원은 139개 학교, 4596명이다.

○ 한국 학생들과 경쟁?


법무부가 올해 5월 개정해 내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국적법은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아니한다’는 서약만 하면 두 개 이상의 국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국적법은 만 20세 전에 복수국적자가 된 사람은 만 22세 전에, 만 20세 이후에 복수국적자가 된 사람은 그때부터 2년 내 대한민국 국적이나 외국 국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문제는 복수국적을 유지하기 위해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서약하면 국내에서는 한국 국적만 행사해야 된다는 것.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입학관리팀 관계자는 “국내에서 ‘한국인으로 살겠다’는 서약을 하면 공식적으로는 한국인이 되는 것이므로 외국인전형 지원 자격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교육과정 대부분을 외국에서 이수한 복수국적자들은 외국 국적을 선택해 외국인전형으로 한국 대학에 진학해왔다. 국적법 개정으로 복수국적을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대학 입학 때 외국인전형에 지원할 길은 막힌 셈이다. 대교협 관계자는 “현행 규정대로라면 복수국적자들은 재외국민전형이나 일반 학생들이 지원하는 전형에만 응시할 수 있어 불리해진다”고 밝혔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 대부분의 대학이 복수국적자의 입학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연세대 등 대부분의 사립대학은 복수국적 학생이 지원할 경우 국적포기서를 제출하거나, 하나의 국적만을 선택하도록 한 것. 연세대 김동노 입학처장은 “국적법 개정으로 복수국적 유지가 가능해졌는데 대학이 이를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우수인재 유치 등 국적법 개정의 당초 취지에 어긋난다”며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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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들은 어물쩍

대학들은 복수국적자 허용의 문제점을 뒤늦게 발견했지만 아직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교협은 대학들과 해결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복수국적자의 입학을 제한해온 고려대 입학처 관계자는 “복수국적자들은 한국 국적을 이용해 재외국민전형에 지원하거나 다른 조건에 맞춰 입학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균관대 서강대 한국외국어대 등은 “이제 관련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고만 전했다.

외국인전형에 복수국적자를 받았던 한양대는 “올해까지는 외국인전형에서 복수국적자 지원이 가능하겠지만 2012학년도 입시부터는 원칙적으로 한국 국적으로는 지원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김희진 인턴기자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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