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선의 투자터치]‘투자 타율’ 계산하다 주춤하면 기회 달아난다

동아일보 입력 2010-07-12 03:00수정 2010-07-12 03: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번 주 격언 ― 작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손해보면 어쩌나” 소심투자자 좋은 기회 와도 잡기 어려워
기업의 내재가치 노린다면 결정적 순간 ‘홈런’ 날릴수도
일러스트레이션 김남복 기자
용맹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인디언 전사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쥐 한 마리가 고양이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다 마법사를 찾아갔다. 마법사는 쥐를 불쌍히 생각해 고양이로 둔갑시켜 주었다. 고양이가 된 쥐는 한동안 편히 지내다가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는 게 두려워졌다. 다시 마법사는 고양이가 된 쥐를 호랑이로 변하게 해줬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독화살을 가진 사냥꾼 때문에 전전긍긍했다. 마법사는 호랑이로 변한 쥐를 다시 쥐로 돌려놓으면서 말했다. “너는 쥐의 심장밖에 가지지 못했으니 나도 어쩔 수가 없구나.”

주식투자자들도 사람에 따라 쥐의 심장, 고양이의 심장, 호랑이의 심장 등을 갖고 있다. 쥐의 심장을 가진 사람에게는 아무리 장세를 좋게 전망하고 좋은 종목을 추천해도 항상 망설이다 기회를 놓치고 큰 수익을 내지 못한다. 조그만 악재가 나와도 확대 해석해 미리 겁먹고, 대형 호재가 나와도 최악의 경우를 미리 상상하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주 좋은 종목을 사놓고도 주가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겁이 나서 일찍 팔아버린다.

주식투자는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의 게임’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항상 크고 작은 위험이 수반된다. 이런 위험이 없이 누구나 쉽게 주식투자로 돈을 벌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다. 주식투자를 하는 순간부터 투자자들은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되고 위험과 함께 투자 생활이 전개되는 것이다. 이런 위험을 처음부터 회피하려고만 하거나 조금도 위험 부담을 안지 않고 몸을 도사리려고만 한다면 애당초 주식투자를 하지 말고 정기예금 같은 안정적인 상품에 돈을 맡겨야 한다.

필자가 일선 지점장으로 근무할 때 어떤 투자자는 ‘손해 볼 위험이 없는 안전한 주식’을 추천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객장에서 투자자들끼리 ‘저 주식은 안전하니 한번 사보라’고 말하는 경우도 봤다. 과연 안전한 주식이라는 게 있을까. 투자자들이 바라는 안전한 주식이란 최악의 경우에도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아 손해를 덜 보고 혹시 잘되면 어느 정도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주식을 일컫는다.

주요기사
그러나 주식을 사서 소위 ‘물려 있는’ 경우는 대부분 안전한 주식을 선호하다가 발생한다. 투자자 중에는 주가가 많이 오른 ‘주도주’는 왠지 불안해 보여 덜 오른 주변 주식을 안전한 주식으로 선택하는 일이 많다. 안전한 주식을 사서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다행이지만 대체로 주가의 속성은 오르지 못하면 내리게 돼 있다. 특히 ‘주변주’는 조정 국면에서 하락 폭이 더 클 때가 많다.

그렇다고 위험관리를 전혀 하지 말고 무모하게 투자를 하라는 뜻은 아니다. 주식시세는 워낙 가변적이어서 위험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투자 원금을 날릴 수 있다. 따라서 항상 기업 내재가치를 중심으로 투자하면서 위험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작은 실패를 너무 두려워하다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프로야구 선수를 예로 들어보자. 타자는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위험부담을 안게 된다. 삼진아웃을 당할 수도 있고 평범한 타구를 날려 아웃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러면 타자의 타율은 떨어진다. 하지만 타자가 타율이 떨어질 것을 두려워해 타석에 서지 않는다면 안타나 홈런을 칠 수 있는 기회도 잃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애당초 야구선수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타자가 아웃을 몇 번 당하더라도 안타나 홈런을 간간이 쳐내며 적정한 타율을 유지하면 좋은 선수로 이름을 날릴 수 있다. 그래서 타자는 아웃을 각오하고서라도 타석에 들어서서 좋은 기회를 노리는 것이다.

주식투자도 손해를 보지 않고 늘 성공만 할 수는 없다. 아무리 우량주를 골라 조심스럽게 투자한다 해도 때로는 예상치 못한 돌발 악재가 터져 손해를 보고 주식을 팔 수도 있다. 매수 타이밍이 좋지 않았거나 종목 선정이 잘못된 것을 뒤늦게 깨닫고 손절매를 할 수도 있다. 이런 실패는 주식투자에서 흔히 발생하는 것이다. 실패가 너무 잦아서는 안 되겠지만 작은 실패는 감수하면서 실패를 거울삼아 배우고 익힌 뒤 한 번씩 큰 성공을 거두면 결과적으로 주식투자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장수가 작은 전투에서 이기거나 지는 것은 병가지상사다. 결국은 큰 전쟁에서 승리하면 된다. 주식투자에 나섰다면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소심한 투자자가 되기보다는 한두 번의 아웃을 감수하더라도 절호의 찬스에 안타나 홈런을 쳐내는 투자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박용선 SK증권 리서치센터 전문위원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