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명 바꾸고 파격 요금제 내놓은 이상철 LG U+ 부회장

동아일보 입력 2010-07-12 03:00수정 2010-07-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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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처럼 부담없이 쓸 수 있게 통신료 낮출 것” ‘제 살 깎아먹기’ 아닌지…
“지금 안내려도 2, 3년 뒤면 통신료 내려갈 수밖에 없어 차라리 다른 살길 모색”


스마트폰 없어 고전했는데…
“연말께 2G아이폰 나오면 내년 초에 곧바로 도입 다양한 서비스로 승부”

경쟁사들은 LG U+가 통신료를 파격적으로 할인하자 출혈경쟁이 시작될까 봐 걱정한다. 하지만 9일 서울 남대문로 본사에서 만난 이상철 LG U+ 부회장은 “통신은 물이나 공기처럼 요금 걱정 없이 써야 하는 것”이라며 “통신료 얘기가 안 나올 때까지 값을 더 내리겠다”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이 요금제는 예를 들어 3인 가족이 가입하면 휴대전화 3대에 집 전화(인터넷전화), 초고속인터넷, 인터넷TV(IPTV) 등 모든 통신 서비스를 월 12만 원에 쓰게 해준다. 통신료는 지금보다 최대 50%까지 절약된다. 이 요금제의 가입자는 열흘 만인 10일 현재 약 2만 명. 이 가운데 약 45%가 SK텔레콤과 KT 고객이었다.

증권가에선 LG U+의 이런 전략을 ‘제 살 깎아먹기’라고 비판했다. 경쟁사들은 ‘만년 3위의 무리수’라며 깎아내렸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통신료로 돈 버는 시대는 끝”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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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료로 돈 버는 시대 끝났다”

소비자 입장에선 통신료가 쌀수록 좋다. 하지만 휴대전화 보조금, 대리점에 지급하는 각종 수수료 등 막대한 마케팅비를 쓰는 통신사 입장에선 통신료 인하는 ‘금기(禁忌)’다.

이 부회장은 달리 말했다. 그는 “지금 통신료를 안 내려도 2, 3년 뒤면 내려갈 수밖에 없다”며 “눈앞에 절벽이 다가오는데 그걸 피하겠다고 아등바등하느니 차라리 다른 살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또 “통신은 이제 수도나 전기처럼 일상재가 됐기 때문에 소비자가 통신료를 걱정하는 것 자체가 통신사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통신료를 “대동강 물 막아놓고 물 값을 받는 장사”에 비유했다. LG U+는 물값을 받아 소비자의 원성을 사는 대신 “대동강 위에 유람선을 띄워놓고 관광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통신사가 ‘네이버’나 ‘트위터’ 같은 인터넷 서비스라도 만들겠다는 뜻인지 물어봤다.

이 부회장은 “그런 사업은 배에서 김밥을 파는 사업”이라며 “우리는 김밥을 만드는 대신 김밥을 빨리 배달하는 인프라를 만든다”고 답했다. 다양한 서비스를 갖춘 뒤 이를 스마트폰이나 IPTV, 컴퓨터 등의 기기에서 끊김 없이 즐기는 기술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소비자가 메뉴를 고르면 이를 즉시 배달해주는 게 통신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아이폰 경쟁 대신 서비스 경쟁

이런 서비스를 위해선 좋은 스마트폰이나 좋은 IPTV 등 단말기가 중요하다. LG U+는 이런 단말기가 없어 상반기에 고전했다. 그래서인지 이 부회장은 “애플이 2G 아이폰을 연말에 선보인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러면 내년 초 바로 도입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단말기로 경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보조금 전쟁’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스마트폰 성능이 크게 발전하면서 제품 성능의 차이도 줄어 다행”이라며 “내년이면 단말기가 뭐가 좋으냐 대신 서비스 경쟁력으로 다시 겨루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가 고른 메뉴, 즉시 배달하는 게 통신사 역할

그는 서비스를 개선하고 기업 문화를 창의적으로 바꾸기 위해 다양한 실험도 벌였다. 우선 통신 3사(LG텔레콤, 데이콤, 파워콤)로 나뉜 회사 문화를 통합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옥과 용산 사옥 등을 놔두고 서울역 뒤편에 새로 빌딩을 임차해 3사 직원들을 한데 모았다. ‘LG데이콤’ ‘LG파워콤’처럼 옛 회사 이름이 들어간 사원증 스트랩(목줄)도 못 쓰게 했다. 그러자 직원들 사이에서 ‘이제 LG 다니는 느낌이 난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최근 이 회사의 TV 광고 얘기를 들려줬다. 영국 BBC가 만든 펭귄이 하늘을 나는 만우절 동영상이 광고 내용인데 이 때문에 유치원 교사들에게서 ‘아이들이 펭귄이 날 줄 안다고 우겨 아니라고 설명하느라 고생’이라는 불평도 듣는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그런 불평을 들으면 처음엔 농담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날 수도 있다’고 한다”며 “그 뒤 ‘사실 펭귄은 물속에서는 나는 듯 빠르게 헤엄치는 새’라고 알려준다”고 말했다. LG U+도 하늘을 날려는 노력으로 전혀 다른 경쟁 환경에서 움직이겠다는 뜻으로 들렸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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