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준성]국선변호인제 늘리면 ‘경찰폭력’ 기회조차 없앤다

동아일보 입력 2010-07-10 03:00수정 2010-07-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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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방법원은 양천경찰서 경찰관 4명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의 독직폭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2명의 피의자에 대한 가혹행위 의혹을 제기한 뒤였다. 경찰의 지나친 성과주의가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비판과 함께 피의자의 인권보호가 화두로 떠올랐다.

미국법상의 미란다원칙은 형사피고인과 피의자의 묵비권 및 변호인 조력권(선임권)을 보장한다. 형사피의자는 각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며 경찰은 즉시 신문을 중단해야 한다. 기존의 미국 판례는 형사피의자가 침묵을 지키면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간주한다. 한국과 미국의 미란다원칙에는 공통점이 있다. 첫째, 피의자신문 등의 구금심문에 적용한다. 둘째, 진술거부권 및 변호인 조력권 고지의무가 있다. 셋째, 위반 시 자백의 증거능력이 상실된다.

차이점의 하나는 국선변호인의 입회시점이다. 미국법은 초기 수사단계부터 국선변호인을 제공한다. 사선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국내법은 구속 전 형사피의자를 제공 대상에서 제외시킨다. 양천경찰서 고문은 변호인의 입회 없는 ‘나 홀로’ 피의자신문 과정에서 발생했다. 홀로 남아 있는 형사피의자의 묵비권 행사는 무력화됐고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했다.

경찰의 고문 같은 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려면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모든 피의자신문에 변호인 입회를 의무화하는 방법이 있다. 형사소송법상 변호인 참여를 의무화로 변경하고 국선변호인의 법원직권 선정범위를 피의자신문으로 확대하면 된다. 관련 규정을 준용하고 필요한 추가 인력은 국선전담변호인제도 등의 국선변호인제도를 확대 운영하면 된다. 국선변호인의 자격 범위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및 재학생으로 구성된 ‘리걸 클리닉(legal clinic)’을 포함시킨다면 로스쿨 실무교육에도 일조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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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원칙은 경찰 및 검찰 등 수사기관의 인권침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절차상의 안전장치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2조는 고문을 금지한다. 형사피의자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안전망이 필요하다.

안준성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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