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기업 부채 250조 원, 결국 위험한 국가부채다

동아일보 입력 2010-07-10 03:00수정 2010-07-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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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부채가 2006년 100조 원을 돌파한 지 3년 만인 지난해 200조 원을 넘었다. 올해는 250조 원, 2012년엔 3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부채 규모와 증가 속도가 모두 걱정스럽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6월 ‘한국경제보고서’에서 ‘공기업 부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2004년 10%에서 2008년 17%로 빠르게 늘었다’면서 공기업 재무관리 강화를 권고했다. 이 비율은 지난해 20.3%로 높아졌다. 재정을 위협할 수 있는 ‘그림자 부채’인 공기업 부채를 가볍게 봐선 안 된다.

공기업들이 인천 부산 등 항만시설 건설, 세종시와 송도신도시 기반 조성, 도심 재개발, 임대주택사업을 위해 빚을 많이 내면서 부채가 급증했다. 정부 대신 정책사업을 벌인 공기업의 빚은 정부 빚과 다를 바 없다. 공기업의 부채비율은 2008년 평균 132%에서 지난해 152%로 악화했다. 상장기업 평균 부채비율이 같은 기간에 103%에서 95%로 개선된 것과 대조를 이룬다. 공기업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방만한 차입경영을 계속했다. 정부는 공기업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증자를 불허하고 차입을 유도했다.

토지주택공사(LH공사) 등 시장형 및 준시장형 공기업 22개사는 지난해 45조 원에 이어 올해 50조 원을 차입할 예정이다. LH공사는 빚낸 돈으로 토지를 매입하고 막대한 보상금을 지급했다. 전국의 개발 프로젝트가 성공해야만 부채를 줄일 수 있다. 지난 4년간 공기업 부채 증가분 중 70%가 부동산 관련 부채였다. 부동산 거품이 꺼질 경우 과도한 부채는 경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공기업이 빚을 감당하지 못하면 국가가 떠안을 수밖에 없고 그것은 결국 국민 부담이다.

정부는 개정된 국가재정법에 따라 2012년부터 공공기관의 재무관리 계획을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당초 이 법 개정안에 반대했던 정부가 형식적인 계획서만 내고 넘어가지 못하도록 국회가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 정부는 공기업 부채 통계를 상세히 내놓고 부채 급증 문제를 공론화해 대응방안을 찾아야 한다. 차입에 의존하는 공기업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하고 조기 민영화를 검토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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