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오정석]실수에서 혁신이 움튼다

동아일보 입력 2010-07-09 03:00수정 2014-07-3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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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IT기업의 자유분방한 사풍
혁신적 아이디어로 결실 맺어
‘내일은 더 나은 실수를 하자.’ 이 문구는 창립 4년 만에 일간 검색 건수가 8억 건을 넘어 야후를 앞설 정도로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는 미국 트위터사의 모토이다. 마이크로블로그(Microblog) 서비스의 하나인 트위터는 새로운 형태의 통신수단으로 사회 정치 상업 오락적으로 많은 활용가치를 입증했다. 이 회사는 모바일 시대의 총아인 애플사로부터 거액의 인수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했다는 루머가 있을 만큼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사풍으로 거침없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인터넷 시대의 제왕 구글사는 직원에게 업무시간의 20%는 자기 업무와 관계없는 다른 일에 자율적으로 쓰도록 독려하고, 결과가 실패하더라도 전혀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한다. 애플사는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시장에 쏟아내지만 이 중 많은 시도는 실패로 귀결된다. 그러나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는 실패한 시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대대적이면서도 공격적으로 수정하여 시장을 따라잡는다.

과거 일본은 몇몇 자동차와 가전제품 업체를 중심으로 혁신적이면서도 높은 품질의 제품을 쏟아내면서 세계 경제의 정점에 올라섰다. 하지만 혁신 활동이 주춤하고 한국 대만 중국 등 후발주자의 거센 추격이 이어지면서 과거와 같은 성장과 수익성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미국은 융합화 및 모바일화의 트렌드를 선도하며 세계 경제의 중심 역할을 다시 공고히 하고 있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결실을 맺기까지는 많은 방해요인을 극복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하나의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서는 수십, 수백 번의 혁신 시도가 선행돼야 한다. 따라서 하나의 기업이 연속적으로 많은 혁신을 이루어 내기는 매우 힘들다고 봐야 한다. 성공적인 혁신이 끊임없이 발생하려면 경제 전반적으로 혁신에 매진하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장려되고 유입돼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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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우 몇몇 스타 기업이 정점에 도달한 뒤 계속된 혁신을 보여주지 못한 데 반해 미국의 경우 수십 년간 항상 새로운 스타 기업이 다양한 분야에서 잠재수요를 이끌어 내고 가치를 창출해 내는 모습을 보였다. 애플사와 같이 때로는 시장에서 도태되었던 기업이나 개인이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한다.

모든 기업과 개인은 일반적으로 어떤 일을 진행할 때 손익 전망이 긍정적인 일을 위주로 선택, 집중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추진은 성공 시 이익전망이 높지만 실수할 확률도 높은 상황을 의미한다. 따라서 혁신적인 기업 활동을 장려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실수에 수반되는 손해를 줄여주는 방법이다.

꾸준히 혁신기업이 등장하는 미국의 경우 기업가 정신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과 배려가 보편화됐다. 또 실리콘밸리로 대변되는 벤처경영 인프라 환경이 조성됐는데 이 환경은 정치적 사회적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되지 않아 상당히 안정적이다. 실수를 했을 경우 주변의 시선 및 경제적 손실에 대한 부담이 적고 새로운 기회를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를 통해 끊임없는 혁신 활동을 이끌어 내는 일은 1회성 정책과 구호로 되지 않는다. 기업과 인재의 입장에서 실수에 수반되는 비용을 줄여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와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하다. 실수를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성숙한 시장문화가 무르익으면 창의성을 갖추고 기술과 인문학에 대한 이해로 무장한 많은 인재가 시장에 유입되어 다양한 혁신 성공 사례가 넘쳐날 것이다.

오정석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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