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쑥쑥!…열려라, 책세상!]부모와 떨어져 시골로 간 아이들의 따뜻한 동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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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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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수정돌/김진경 글·김재홍 그림/144쪽·8800원·문학동네

시골을 배경으로 하는 동화 세 편을 담았다. 주인공은 모두 집안 형편 때문에 엄마 아빠와 떨어져 시골의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고 있다. 경제위기로 많은 가정에 닥친 우리네 현실을 아이들을 통해 들여다본 것이다.

세 편 가운데 ‘운동화’는 이런 현실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 할머니와 사는 한솔이는 “아빠 사업이 망해서 전학 왔다”고 거리낌 없이 얘기할 정도로 현실에 적응했다. 반면 1년 뒤에 전학 온 은지는 그렇지 않다. 새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릴 생각을 않고 외톨이로 지낸다.

은지는 선생님에게 혼이 나면서도 운동화를 꺾어 신고 다닌다. 발이 자랐는데 새 운동화를 사지 못해 그런 것이라고 판단한 한솔이는 부모를 졸라 은지의 신발을 산다. 그러나 한솔이는 운동화를 전달하려던 날 은지가 운동화를 꺾어 신으면서까지 바꾸지 않는 이유를 알게 된다. 집이 망하자 이혼하고 떠난 은지의 엄마가 ‘운동화가 닳기 전에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한 것이었다.

‘염소’의 주인공 연이는 강원도 고성의 산골에서 할머니와 산다. 뒷집의 염소를 각별히 아끼는 연이. 어느 날 큰 산불이 마을을 덮쳤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연이는 자꾸만 도망치는 염소를 따라간다. 결국 본능적으로 불을 피한 염소 덕에 연이와 할머니도 화를 면한다.

세 편 모두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마냥 우울하거나 슬프지도 않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서로를 보듬는 등장인물들의 따뜻한 마음이 잘 드러난다. 저자는 “엉뚱하게 들리겠지만 이 이야기들은 도시의 부모님 밑에서 따뜻하게 잘 지내는 아이들을 위해 쓴 것”이라고 말한다. 타인에 대한 공감, 연민, 동정을 느끼기를 바라면서 썼다는 얘기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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