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이야기’ 20선]<12>유럽음악축제순례기

동아일보 입력 2010-07-07 03:00수정 2010-12-0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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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음악축제순례기/박종호 지음/한길아트 《“내가 처음으로 로시니 오페라의 매력을 알게 된 것은 페사로였다. 페사로에 가기 전 이미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에서 ‘라 체네렌톨라(신데렐라)’ ‘알제리의 이탈리아인’ ‘이탈리아의 터키인’ 같은 로시니의 명작들을 보았지만 전혀 감동적이지 않았다. 한마디로 머리로만 알았지 가슴으로는 느끼지 못한 것이다. 그런 내가 페사로에 온 첫날 바로 단 한 번의 공연으로 잊을 수 없는 감동을 맛보았다. 마치 서울에서 아무리 비빔밥을 먹어도 비빔밥 맛을 모르던 이가 전주에 가서 비빔밥 맛을 보고서야 그 참맛을 알게 된 것과 같은 이치다.”》유럽여행땐 ‘보너스’를 잡으세요

유럽의 클래식음악 공연계는 가을에서 이듬해 봄까지가 ‘시즌’에 해당한다. 여름 휴가철에 유럽의 콘서트홀이나 오페라하우스에 가면 굳게 잠긴 문만 바라보다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여름철 유럽 휴양지를 찾아가면 품격 높은 오페라와 심포니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대부분의 음악 페스티벌은 아름답고 유서 깊은 고적지에서 열린다. 사람들은 낮에는 관광을 즐기고 저녁에는 공연을 관람한다.

유럽 각지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은 100여 개에 이른다. 이 책은 이 중에서 유명한 18개의 페스티벌을 소개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클래식음악 애호가인 저자는 여름마다 짐을 싸서 음악 페스티벌을 찾는다. 저자는 음악 애호가뿐만 아니라 관광객의 입장에서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음악 페스티벌 기간에 열리는 발레, 미술 등 다른 예술 행사를 소개하고 페스티벌이 열리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도 알려준다. 페스티벌별로 티켓 구하는 법과 호텔 정보도 실려 있다.

1920년 시작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두 가지로 유명하다. 잘츠부르크가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이 페스티벌을 세계적인 음악축제로 만들었다. 1956∼1999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총감독을 맡은 그는 세계 정상급 음악가들을 불러 모았다. 주요 공연이 열리는 ‘페스티벌 하우스’는 대축제극장, 소축제극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무대 좌우 길이가 50m에 이르는 대축제극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음악 무대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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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8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열리는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은 바그너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음악축제다. 악극의 창시자인 바그너는 독일 뮌헨에서 대부분 활동했지만 작곡은 주로 루체른에서 했다. 루체른 페스티벌에서는 바그너를 비롯한 슈베르트, 브람스 등 후기 낭만파 음악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에서 버스로 몇 정거장 가면 ‘리하르트 바그너 박물관’과 바그너가 살던 저택도 둘러볼 수 있다.

이탈리아 동쪽에 있는 페사로에서는 매년 8월 이탈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오페라 작곡가 조아치노 로시니의 작품을 공연하는 페스티벌이 열린다. 페사로에는 로시니의 음악을 연구하는 로시니 음악원이 있다. 페사로 페스티벌은 로시니 음악원 강당에서 열리고 음악원 교수들이 출연한다. 로시니 음악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페사로 페스티벌은 가장 학술적인 음악 페스티벌 중 하나로 꼽힌다.

유럽의 음악 페스티벌은 특정 음악가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연주한다. 좋아하는 음악가가 있다면 그에 맞는 페스티벌을 찾아가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음악 페스티벌에서는 단기간에 많은 공연이 열리고 예술가들이 한꺼번에 모인다. 저자는 음악 페스티벌이 유럽의 고급 음악문화를 집중적으로 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한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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